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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Sep 09. 2022

개나 애나 즉각적인 피드백

그리고 회사에서도

주로 잊고 있다가 가끔 생각이 나는데, 저는 '수의사'입니다. 


하는 일이 '수의'와 무관하기 때문에 늘 잊고 지내는데, 

제가 수의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기억하고는 이것저것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집에 강아지가.... 집에 고양이들이...


죄송하지만, 제가 임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지간한 내용들은 네이버 지식인이 훨씬 정확하고 친절합니다. 

그래도 TV에 강아지 관련 방송이 나오거나 하면 관심 있게 보는 편인데, 

콘텐츠들은 대부분 동물들의 '행동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개 행동교정에 강형욱 훈련사님이 있다면, 아이들 행동교정에는 오은영 선생님이 계시더군요.  


소개되는 스토리의 콘텍스트는 차이가 있지만, 이 분들의 솔루션은 큰 맥락에서 한 가지인 것 같았습니다. 



피드백


주인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개에게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어서 주인의 의사를 개가 알게 합니다.

그게 '무관심'이나 '무시'일지라도, 주인의 의도가 담긴 선택적인 피드백입니다.


부모가 원하지 않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부모에게 오은영 선생님이 조언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의 의도적인 무관심을 포함한 피드백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런 처방은 효과가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이 개통령, 엄마들의 신으로 불리는 것이겠죠.





조직에서도...?


개나 애에게만 '피드백'처방이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사람들과의 interaction이 발생할 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적인 반응이 일어납니다. 

긍정적인 interaction에 대한 피드백은 상대방의 행동을 강화합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 동료들 간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들이겠네요.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 interaction에 대한 피드백은 두 가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겠습니다. 

[1] 상대방의 기분을 같이 상하게 만들어서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

[2] 상대방이 앞으로는 그런 식의 interaction을 하지 않도록 해서 향후에는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제 생각에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피드백이 1번과 2번 정반대의 결과를 만드는 것은 '타이밍' 같습니다. 

상해버린 감정이 미처 평안해지기도 전에, 소위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순간에 하는 대응은 아마도 악순환의 시작을 만들 것입니다. 이런 피드백은 'reflex, 반사'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상대방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피드백을 주는 팁은 아마도...


울컥하는 마음이 충분히 가라앉은 후, 더 이상 감정이 상하지 않고(말하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거나 하는 등) 내 기분과 상태를  상대방에게 전달하여 이해시킬 수 있다면, 두 번째의 긍정적인 루프를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감정이 충분히 쿨링 된 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너무 식을 때까지 오래 걸려서 상대방이 그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한다면 이 역시 기대하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강형욱 훈련사와 오은영 선생님이 가이드하는 바도 이와 같습니다. 아이가 잘 못 한 행동과 부모의 피드백의 상관관계가 사라질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혹은 강아지가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시간이 흘러버린 후 주는 피드백은 원하는 행동 교정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감정을 배제한 피드백은 회사와 가정, 사람과 동물, 애나 개와의 관계에서 모두 도움이 되겠습니다. 


정말, 인생은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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