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결심이 필요하진 않았고, 뭔가 슬그머니...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없을 정도로 거대한 유튜브 채널이죠. 구독자 50만 명 언저 리때 알게되어 지금까지 계속 봐 왔는데, 슈카 님의 언변과 잡학에 박식한 면, 그리고 어려운 시사, 금융을 쉽게(웃기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아서 그게 구독자 256만 명이 된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슈카 형님이 정말 대단한게, 주말에 거의 너댓시간을 라이브로 방송하고, 그걸 편집해서 주중에 하루에 하나씩 릴리즈하는 방식으로 계속 영상을 공개합니다. 편집해 주는 분들은 따로 있겠지만, 이정도로 방송 내용을 준비하고 소화해서, 그걸 매주 반복한다는 점은 정말 존경할만 합니다. 매일 릴리즈되는 영상의 길이도 20-30분씩은 되더라구요.
서울에 살고 있는데도, 게다가 환승도 안 할 때가 더 많은데 출근은 1.2시간, 퇴근은 1.5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이런 시간에 슈카월드는 지루한 출퇴근 시간을 그나마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채널이었습니다. 마냥 재미있기만 한게 아니라, 시사 경제 상식 앙양이라는 '자기계발'이라고 우기면 인정해줄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았으니, 나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라고 스스로 믿게 만들기도 용이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슈카월드에서 봤던 내용 중, 내 생활에 영향을 준 내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루한 출퇴근 시간 중 40-50분을 순삭해 주는 것은 좋기는 한데, 마냥 이게 좋은건가? 하는 생각이 혼란스럽게 들기 시작한거죠. 보는 그 때는 재미있고, 아침에 본 내용을 점심 식사할 때 한 마디 정도 할 수 있다는 정도의 지식을 보태주긴 했습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면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마냥 즐겁고 재미있는 것에 시간을 쓰기에는 제가 좀 많이 자란(?) 것 같습니다. 앞으로 3-4년 정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서 여생의 퀄리티가 좌우될 것 같다는 느낌이 매일매일 강해집니다. 넷플릭스에 화제의 콘텐츠들은 감히 1화를 눌러보지도 못하겠습니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할 것 같아서입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분들에게 인사이트를 받고,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정제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유튜브를 활용할만 합니다. 하지만, 슈카월드를 위시한, 제가 어쨌든 도움이 된다고 믿었던 채널들을 가만 보니 이런 채널들은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에 못해도 30-40분을 쓰던 콘텐츠를 멀리하고 있으니, 일주일이면 서너시간을, 한달이면 10시간 넘게 새로운 시간을 확보한 셈입니다. 이 시간이 축적해서 내 삶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습니다. 이제 첫 걸음이네요.
슈카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