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나? 우선 '평균실종'부터
소중한 기회가 있어 김난도 교수님의 2023 트렌드 코리아 직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90분 여의 강의 내용을 한 마디로 축약하면, '바뀌는 것이 트렌드'.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고, 이를 진두지휘하고 싶어 하는 마케터에게는 머리가 띵~해지는 진맥이었다.
멍한 머리로 급하게 휘갈긴 메모를 정리한다.
김난도 교수님은 최근 자신의 활약상으로 말문을 열었다. 요새는 어느 때 보다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본업인 강의나, 매년 베스트셀러가 되는 트렌드 코리아 출간 때문이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마트스토어 등 활동의 지평선을 계속 넓혀가는 도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 정도로 기반을 다진 분도, '바뀌는 것이 트렌드'인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면서 강의가 시작되었다.
평균은 통상 다양하지만, 어느 정도 정규분포로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그룹을 어떤 하나의 수치로 나타내고자 할 때 사용하는 값이다. 정규 분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하고,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하지만, 코로나가 지난 지금은 정규분포가 없는 집단의 수가 늘어났고, 그래서 평균이 사라지는 시대가 되고 있다. 양극화라고도 하고, 다극화라고도 하고, 반극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예전 같으면 평균이 사라진 이런 고객들에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이제는 tech의 발달로 가능하다. 즉, tech를 다룰 수 있는 마케터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평균이 사라진 고객에 적절한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래서 유능한 지 무능한지가 드러나게 된다.
고객을 다루는 마케터는 그래서 더 뾰족해야 한다. 고객이 뾰족해지기 때문에 나는 더 뾰족해져야만 한다. 막 평균이 사라진 지금에 적응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 심해질 평균실종에서 내 역할도 실종되어 버릴 수 있다. DT를 잘 활용해서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뾰족해지기 위해서 지양해야 할 것이 있다. '오리'. 오리는 하늘을 날 수도, 땅을 걸어 다닐 수도, 물속, 물 위를 헤엄칠 수 도 있다. 즉, 평균으로는 최고 수준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늘에서는 독수리에게 밀리고, 물에서는 돌고래에게, 땅 위에서는 개에게도 밀린다. 우리는 모두 오리처럼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평균이 실종된 시대라고 해서 target customer persona 마저 상실해서는 안된다. 제조 단가를 낮춰야 하는 회사는 mass 경제를 지향하겠지만, 마케터는 선명하고 뾰족한 고객의 모습을 갖고 있어야 한다. 룰루레몬이 32세의 여성을 고객 페르소나로 설정하면서 31세와 33세를 배제한 것을 잊지 말자. 32세가 좋아하지 않으면 31세나 33세의 고객이 열광할리가 없다. '열린 음악회'처럼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무대는 누구도 보지 않는다. '가요무대'처럼 70대, 80대 어르신들만 원하는 프로그램은 온 나라가 축구 국가대표의 가나 전 경기로 난리여도 견조한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타깃의 힘이다.
타깃을 좁고 선명하게 만들되 coverage는 넓게 유지하는 것이 평균실종시대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