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 이 생활에 끝이 있음을 계산하는 법.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한국 직장인 평균 퇴직연령 51.7세(직장인 예상 체감 퇴직 연령, 한국일보, 2017). 한국인 평균 수명 82.16세(2014년 기준, 일본인 평균 수명 83.84세, 세계은행).
출장 중 동료와 직장생활, 삶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직장 생활 5년 차, 나는 10년 차.
이제 각자가 해야 하는 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알 정도의 시간은 지났다.
차분하게 일 잘하는 그가 털어놓는 고민은 결국 '행복'이었다. 그는 단지 자신의 삶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갈등이 심하게 있다거나, 조직에 미친놈이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집합인 회사에서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들이 한 묶음 있는 것, 그리고 그 묶음들과 내가 많이 다른 것 같은 괴리감이 점점 그를 행복하지 않은 직장인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고민이었다.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각 개인은 워크숍에 참석하기 싫어하고, 준비된 어젠다가 현실의 회사 상황에 무용하다며 툴툴거린다. 그런데 저녁 술자리에서는 오늘 정말 유용한 시간이었다며 시답잖은 죠크에 박장대소로 호응한다. 그들을 보며 '나는 정말 저러기 어렵고 힘든데, 저들은 저렇게도 회사 생활을 잘 하는구나' 같은 생각이 여러 번 들기 시작하자 고민이 커졌다는 이야기였다. '단체 생활 부적응자'가 된 느낌이라고 했다.
회사 생활에서 행복하고 싶은 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행복해질 준비이다.
직장은 정해진 일과가 매일 반복된다. 분기와 반기가 반복되고 연간 일정이 또 반복된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이런 생활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고 착각한다. 어제와 오늘은 다른 날이다. 때문에 우선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처절하게 바쁘고 정신없는 이 생활도 50세 퇴직이라는 fact를 받아들이고 나면 13년 정도 남은 시한부 생활이다. 내 책상을 주변에 앉아서 모니터만 응시하고 있는 직장동료들도 몇 년만 지나면 각자의 이유로 대부분 사라진다. 지금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그 인연은 딱 거기까지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를 때 가장 인내력이 약해진다. 어지간히 힘든 것이라도 언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버텨낸다.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강할 수 있다. 영원히 반복될 것만 같은 회사 생활의 끝에 정년퇴직이건 명예퇴직이건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힘든 생활을 이겨낼 준비가 된다.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을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힘든 삶을 행복하게 만들 준비가 된다. 행복해지기 전에 우선 행복해질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만 한다.
뺄셈으로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통계와 평균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한국 직장인 평균 퇴직연령 51.7세(직장인 예상 체감 퇴직 연령, 한국일보, 2017). 당신의 나이를 빼보라. 남은 직장 생활을 알 수 있다. 한국인 평균 수명 82.16세(2014년 기준, 일본인 평균 수명 83.84세). 당신의 나이를 빼보라. 남은 수명을 알 수 있다.
준비하자.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