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제약회사의 본사 임원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비결
이 글을 끝까지 못 읽으시는 분을 위한 한 줄 요약:
Be here. 그 순간 올인(All-in)하는 것이 Life & Working Balance의 비결이다.
첫 번째 회사를 무작정 그만둔 후 3개월 동안 쉬면서 책을 써서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회사에서는 '착한 이기주의'로 '생존 다이어트'를 해서 두 번째 책의 작가가 되었다. 일 잘한다는 소리도 가끔 듣는다. 출근 전 아침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좋은 식단을 유지하면서 먹고 싶은 것들도 충분히 먹었다. 체중은 줄어들었고, 나이 서른다섯이 지나면서는 동안이라는 소리도 간혹 듣는다. 아이들과도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50세에 은퇴하면 버스킹으로 기부하는데 보태려고 바이올린도 배우기 시작했다. 해내고 있는 것이 더 많아질수록 더 많이 해내고 싶은 것이 지금 마음이다.
이루고 싶은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요즘은 어떻게 삶의 균형을 잡고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것인가? 를 화두로 삼고 있다. 균형을 무시한 채로 어느 영역에서 성과를 이루어 내는 것은 오히려 쉽다. 앞뒤 생각 않고 매진하면 되는 것이니까. 그러나 다들처럼 나는 multi-role을 수행하며 살고 있다. 아빠, 남편, 아들, 직장인, 작가 등등... 하나만 선택하고 다른 것들을 포기할 수는 없다.
많은 분야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한 채로 골고루 성취를 해 나가는 것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매일의 매 순간 4:6, 5:5, 6:4... 이런 식으로 균형을 분배하는 것이 과연 균형감각을 잡으며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인가?
그동안 영국, 미국, 스위스 제약회사에서 일하면서 바쁘기로 둘째라면 서러울 싱가포르, 홍콩, 대만 혹은 본사의 임직원들의 업무 방식을 곁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다들 자기 일이 가장 힘들다지만, 이들의 업무량과 그 스트레스 양은 남다르다. 자신의 결정 하나에 수십억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알고 있는 것들은 다 알고 있어야 하며, 모르는 것들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결정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이런 책임과 스트레스라면 24시간 늘 일만 생각하며 살 것 같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정말 칼로 무를 자르듯, 사무실에서는 일체 업무 외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았다. 가족사, 동료들과의 잡담, 뉴스, 취미 등 업무와 무관한 것들은 그런 것들은 아예 처음부터 모르는 일인 듯 무서운 집중력과 속도로 일만 해냈다. 그리고 그들은 퇴근 후에는 일체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집에서는 반대로 회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의 '균형'은 매 순간 100:0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지금 해야 하고, 지금 하는 일에 100% 올인해서 매 순간을 충실히 집중하는 것이 그들의 균형의 비결이었다. 이것을 할 때는 이것만 한다.
나의 하루를 돌아보았다. 미팅 시간에는 이메일을 처리했다. 자리에 돌아와서는 집 생각도 하고, 개인 업무들을 처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고 착각한다. 회사 일 때문에 못 놀아준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곤 한다. 퇴근 후에는 못 끝낸 회사 일과 내일 오전에 있을 미팅들을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금 당장 회사 일을 하지도 앟ㄴ할 것도 아니면서 아이들과 놀고 있는 그 시간에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죄책감이 든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multi tasking이 안 된다. 멀티태스킹은 사람이 컴퓨터처럼 일하기를 바라는 잘못된 기대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사람은 사람답게 한 번에 하나의 일에 오롯이 집중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 회사에서는 개인 업무 생각, 집에서는 회사 일 생각을 해서는 어떤 것도 제대로 이루어 낼 수가 없다. 지금 순간에 지금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라. 멀티태스킹 하는 사람이 한 개도 제대로 못 해낼 때, 당신은 수많은 성취를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