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라이어티삶 Jan 12. 2019

3-3. 일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이메일 쓰는 법

입사 후 누구도 이메일 쓰는 법을 나에게 교육해준 적이 없다. 

이메일만 잘 써도 얼마나 좋을까?

직장인들은 짧고 간단한 회신을 포함해서 하루에 수십 개의 이메일을 쓰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한 명이 일주일 동안 받는 메일 수는 304개나 된다고 한다. 메일함을 열어보니 나도 메일이 많이 오간 날은 거의 50-60개의 메일을 발송한 적도 있었다. 직장인들은 업무 시간의 절반이라고 해도 될 만큼의 시간을 이메일에 쓰고 있다. 그런데 내 메일을 받은 사람은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을까? 

이메일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메일을 받는 사람에게 어떤 상황이나 정보를 전달하고, 결정을 요청하거나, 행동을 촉구할 때 이메일을 쓴다. 쉽게 이해되는 간단명료한 이메일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다. 쉽게 읽힌 이메일만이 읽는 사람에게 행동을 촉구할 수 있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메일을 쓰는 법을 한 번도 교육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글을 쓰는 목적과 읽을 대상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고 쓴다. 다 쓴 글을 다듬은 후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쓰고 바로 보내 버린다. 어떻게 메일을 쓰는지 모르는 사람은 메일을 쓰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 메일은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쓸데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제목:
안녕하세요? 메일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김수환 선생님.
벌써 새해가 밝았습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벌써 미세먼지가 기승이네요. 마스크랑 꼭 쓰셔서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도 하시는 일이 다 잘 되시길 기원드릴게요 ㅎㅎ
 
저희 회사에서 직원들이 새해를 맞이해서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에 대해서 교육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신년이기도 하고, 다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으니까 좋은 주제가 될 거 같아요. 다들 마음은 있는데 운동을 하는 걸 많이들 힘들어하더라고요.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비결과 운동을 하면 좋은 점을 알려주시면 직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강의 시간은 총 60분 정도 하면 될 거 같은데, 직원들이 질문도 많이 하면 길어질 수 있으니까 선생님 강의 시간은 40분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직원들이 질문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제가 조절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선생님 강의를 들은 직원들이 힘찬 한 해를 시작하고, 한 해 동안 건강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건강한 직원이 더 좋은 결과 만들어 내는 게 당연하니까욯.

그럼 답장 부탁드려요.
담당자드림.


이메일을 쓰기 전 확인할 것들

일단 하고 보는 것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메일을 쓸 때 일단 쓰고 보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 생각 없이 메일을 쓰다 보면 엉뚱한 내용을 쓰게 되거나, 아무 관련 없는 내용을 나열하게 되기도 한다. 메일을 쓰기 전에 아래의 체크리스트들을 한번 생각해 보자.  

이 메일을 읽을 사람은 누구인가?

읽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메일에 쓸 내용에 대한 사전 논의, 사전 정보가 읽는 사람에게 있는가?

잘 준비해서 쓰는 글은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해서 빨라 행동할 수 있게 한다. 


제목 쓰는 법

이메일은 제목을 보고 클릭해서 열지 않으면, 쓰인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읽는 사람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제목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제목에서부터 누가 왜 이 메일을 발송했는지가 반드시 표시되어야 한다. 보낸 사람은 이메일에 표시되기 때문에 쓸 필요가 없다. 대신 받는 사람 이름을 제일 앞에 써준다. 사람은 자기 이름이 표시된 메일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고객에게 보내는 메일이라면 어떤 회사인지를 표시해야 한다. 대괄호'[ ]'에 집어넣을 수도 있다. 그리고 메일이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대괄호 안에는 그 메일의 특성을 표기해서 읽는 사람의 주목을 끌 수도 있다. 메일의 특성은 [중요], [긴급], [보고], [안내], [문의], [회신 요망] 정도가 있다.

수신자 이름을 표시해 준다. 메일이 어떤 특성을 갖는지, 키 메시지가 무엇인지 표시해 준다.
예) 김수환 선생님께, [요청] 3월 14일 사내 강의 자료 발송 부탁드립니다.

모든 글이 그렇듯 메일도 짧게 써야 한다. 제목부터 짧아야 한다. 그래서 20~30글자 정도의 길이로 쓰도록 해 보자. 제목에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말은 적지 않도록 한다. 한눈에 확 들어와야 하는 제목을 의미 없는 말들로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본문 쓰는 법

이렇게 수많은 메일을 써 대는데, 얼마나 제대로 전달이 될까?

간결하고 눈에 한 번에 들어오는 제목으로 읽는 사람의 선택을 받았다면, 그다음은 본문이다. 받는 사람이 내가 말하려는 주제의 상황을 알고 있다면 바로 결론부터 간략하게 적는다. 비즈니스 이메일에서는 장황한 인사말은 실례다. 읽는 사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마추어 느낌을 주지 않도록 간단한 인사만 하고 바로 가장 중요한 사항을 보여주자.

안녕하세요? 3월 14일 강의 주제를 전달드립니다.
직장인의 건강관리와 생산성에 대한 내용으로 40분 정도의 강의를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면 결론 바로 뒤에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알려준다. 상황 정리는 불릿 포인트 3~5개 정도로 요약한다.

* 내부 직원들의 대상으로 건강과 생산성에 대한 의식 조사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 조사 결과, 직원들은 건강관리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으나 실생활에서 실천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강의를 통해 직원들이 '운동을 하면 건강과 생산성 모두가 증진되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길 기대합니다.

본문의 문장 역시 짧고 간단명료해야 한다. 모든 비즈니스 글들은 쉽게 이해돼서 핵심이 전달되어야 한다. 비즈니스 글쓰기에서 복잡한 구조의 화려한 문장은 되려 독이다. 육하원칙에 맞도록 쓰고 필요 없는 부분들은 생략한다. 


메일을 쓰기 전 처음 생각했던 이메일을 쓰는 목적, 메일을 읽은 사람이 해야 할 행동이 본문에서 잘 표현되어야 한다. 본문을 쓰는 동안 내용의 방향이 변하거나, 중언부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처음에 글을 쓰는 목적(읽는 사람이 해야 할 행동)을 먼저 적고 쓰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메일을 쓰는 동안 계속해서 그 목적을 보면서 지금 쓰고 있는 내용이 그 주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의를 통해서 직원들이 운동을 시작하는 등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자각하고, 직원들 사이에 파이팅이 넘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맺음말에서는 읽는 사람의 행동을 요청하라.

모든 이메일은 읽는 사람을 어떤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본문에서 할 말을 했다면, 고객의 행동을 한 번 더 촉구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설사 정보 업데이트처럼 어떤 실제 행동을 할 필요가 없는 메일 조차 읽는 사람이 해당 정보를 아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메일의 끝 부분에서는 읽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상태를 요청해야 한다. 이런 요청은 본문 내용의 요약 혹은 행동을 촉구하는 문장으로 만들 수 있다. 본문의 처음에서 언급했던 목적을 고객은 메일을 읽는 동안 잊어버렸을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상기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처음의 읽기 힘든 그 피곤한 메일은 아래와 같이 쓸 수도 있었다.

제목: 
김수환 선생님께, [요청] 3월 14일 사내 강의 자료 발송 부탁드립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3월 14일 강의 주제를 전달드립니다. 
직장인의 건강관리와 생산성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 40분, 질의응답 20분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의를 통해서 직원들이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자각하고, 파이팅 넘치게 한 해를 시작하기를 기대합니다.

* 내부 직원들의 대상으로 건강과 생산성에 대한 의식 조사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 조사 결과, 직원들은 건강관리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으나 실생활에서 실천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강의를 통해 직원들이 '운동을 하면 건강과 생산성 모두가 증진되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길 기대합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담당자드림.

요약하자면, 이메일을 잘 쓰는 단 한 가지 원칙은 글도, 말도, 문장도 모두 '짧게 쓰라'이다. 


작지만 유익한 팁

맞춤법, 띄어쓰기, 읽는 사람이 신경 쓰이지 않도록 실수하지 않는다.

이모티콘, ㅎㅎ,ㅋㅋ 따위는 쓰지 않는다.

이메일의 모든 문장은 짧게. 

참조(cc), 숨은 참조(bcc)는 주의해서 사용한다.

첨부파일을 잊지 않는다.

본문이 너무 길 경우 상세 내용은 첨부파일로, 메일에는 요약을 기술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6-5. 일하는 시간만 돈이 들어오는 무서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