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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an 11. 2019

6-5. 일하는 시간만 돈이 들어오는 무서움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은퇴가 두려운 이유.

취직과 이직 사이. 그 공백기의 무서움과 직장의 감사함

감사하게도 지금 직장은 세 번째 직장이다. 즉, 한 번의 취준생, 두 번의 이직 준비 시간을 겪었다. 보통의 경우 이직할 때는 옮길 회사를 정해 놓은 상태에서 사표를 낸다. 하지만 건강이 너무 나빴던 시기라 탈출하듯 사표를 내게 되었다.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 구직을 하는데 총 3개월 정도가 걸렸다. 처음에는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쉬는 시간이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건강이 돌아오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자 지난달까지 썼던 카드 대금 청구서, 휴대전화요금 청구서 등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아차'싶었다. 당장 길에 나앉을 상황은 아니지만, 더 이상 월급이 안 들어오는 상황에서 계속 지출이 생기는 상황을 피부로 느낀 시기였다. 별생각 없이 목마르면 그냥 사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도 몇 번 고민을 하고 주문하게 되었다. 


첫 번째 이직 때의 이런 경험 때문에 두 번째 이직을 할 때는 옮길 회사를 다 결정한 다음에 일을 진행했다. 곧 출근할 곳이 정해진 상태에서 즐기는 시간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푸근한 일이다. 남들이 다 출근해 있는 평일 낮 시간에 미용실도 가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지칠 때까지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첫 이직 때와는 정말 달랐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지금 회사는 일과 급여에 만족하면서 몇 년째 잘 다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첫 번째 이직을 하는 동안 경험했던 일을 결코 해결할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직장인의 풀리지 않는 숙제, '회사는 직원이 일을 하는 그 시간 동안만 급여를 지급한다.'는 것이 바로 문제다. '직원이 일을 하지 않으면 급여를 줄 수 없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사실 직원 입장에서도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이 생긴다면 굳이 회사생활을 할 필요는 못 느낄 수도 있다.


직장인들은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동료들과 회사생활을 한다. 업무 성과를 내고, 실적을 달성하고 가끔 출장도 다닌다. 월급을 아끼고 적금을 넣고 투자도 해서 은퇴 후를 대비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살면서 생기는 일들, 병원비, 자녀 양육비용, 투자 실패 등 예측을 할 수 없거나 예측이 빗나가서 생기는 지출 등에 의해서 애써 계획을 세웠던 것들이 한 번에 바뀌는 경우를 많이 봤다. 퇴직 후  자영업의 길로 들어섰다가 노후대책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직장생활은 역시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만이다. 직장인으로 일하면서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즐겁게 다니는 것이 맞다. 동시에 지금 내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남은 시간 동안의 급여를 모으고 투자로 불려 나가는 것으로 은퇴 후의 삶을 대비할 수 있을지 계산해 봐야 한다.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없고 계속 이렇게 살아간다면 결국 선배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부자아빠가 될 자산을 만들 궁리

부자아빠는 3/4분면(B)과 4/4분면(I)에서 산다. 직장인은 보통 1/4분면(E)에...

결국은 자산이다. 돈이 돈을 벌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 두어야만 은퇴 후의 생활을 할 수 있다. 3차 산업시대까지의 자산은 전통적인 자산을 의미했다. 상가, 건물, 토지 같은 부동산에서 은행에 쌓여 있는 현금, 주식, 채권 같은 현금화 할 수 있는 것들을 자산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이런 전통적인 자산은 재산인 동시에 돈이 돈을 벌어 자산이 증식되는 기능도 했었다. 4차 산업시대인 지금의 자산은 지난 시대의 그것과 그 폭을 달리한다. 원래 갖고 있던 자산, 교육의 정도, 일자리의 스펙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고소득자들이 태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돈을 투자하지 않았는데 돈을 벌고, 자산이 없는데도 돈이 계속 벌어진다. 이런 시대가 4차 산업 혁명 시대라는 것을 잘 이해하면 같은 관점에서 자산을 쌓아 올릴 궁리를 해 볼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쓸 수 있다. 저작권이 생긴다. 강의도 할 수 있다. 유행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구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나 재미를 주고 광고 수익을 받을 수도 있다.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시간이 아직 있을 때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누구도 당신의 시간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무인 주문대가 4차 산업혁명은 아니다. 근데 여기 기계 4대가 직원 4명을 대체해 버렸다.

아직 은퇴하면 작은 가게나 소일거리를 하면서 살 생각을 하고 있는가.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한동안 은퇴한 노인분들을 채용하여 지역사회의 고용에  기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문받는 기계가 그 자리에 서 있다. 은퇴하고 택시 운전을 하면서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우버, 그랩, 카풀 등이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곧 결판이 날 것이다. 전 세계적인 흐름을 막을 수는 없겠다. 은퇴하고 아파트 경비원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아파트 한 동에 CCTV가 수십대가 달려있고, 나 보다 더 젊은 사람들과 경비원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은퇴 후에도 일을 해서 먹고 살 생각이었는데, 더 이상 내 시간과 내 힘을 원하지 않는 사회가 기다리고 있다면, 그런 사회에서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잠이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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