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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an 13. 2019

6-1. 은퇴 후 생활, 어떻게 될 거 같으세요?

덧셈, 뺄셈, 곱셈뿐인데 도저히 답이 안 나오네요.

사람들이 참 젊다.

10년간 외국계 기업 세 군데에서 근무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다.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참 풋풋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나이가 비슷하니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고, 또래들과 똘똘 뭉쳐서 일하는 기분도 들었다. 그때 함께 입사했던 동기들은 지금도 친구처럼 서로 힘이 되어 응원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이직을 하면서 원래의 조직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자, 조직이 젊다는 것은 첫 회사에서 느꼈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가 되었다. 조직은 계속 젊은데, 나는 점점 나이를 먹어 마냥 젊은 축에 들어간다고 하기는 조금 애매한 나이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어느 조직에나 연장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구성원들이 젊은 조직에서 내가 속한 그룹이 연장자 쪽에 속하게 된다는 것은 내가 마냥 어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젊은 조직의 의미

은퇴 후에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데, 낡은 삶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높은 것 같다.

회사는 정년퇴직 연령 기준이 있다. 한국기업들의 평균 정년퇴직 나이는 57세다. 일본은 60세에서 2016년에 65세로 늘어났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1405명)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년은 50.9세(대기업 48.8세, 중소기업 50.8세, 공기업 54.8세)라고 한다. 그들은 은퇴 후에도 제2의 인생을 위한 노동을 남녀 모두 14년은 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로 있는 정년 연령과 실제 동료들이 퇴직하는 나이에 약 7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제도와 현실의 이런 괴리는 직원들의 고용불안감으로 바뀐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615명)에서 70.6%가 고용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응답자의 84.9%는 현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현 직장에서는 40.9세까지만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조사 결과와 현실에서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250명 규모의 회사에 50대 직원이 5명이 안 된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일이 앞으로 생길 것을 암시하는가? 


현실 점검, 막막한 현실.

이런 설문조사 결과들과 실제 체감하는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현실을 돌아보자. '현실 점검'이라고 하자. 현실 점검을 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자산설계사들이 많이 쓰는 life cycle에서의 소득/소비 그래프
1. 내 연봉을 적는다.
2. 내가 은퇴할 나이(50세)에서 지금 나이를 뺀다.
3. 앞으로 최대한 벌 수 있는 돈을 계산한다. (1) 연봉과 (2) 일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을 곱한다.

정말 단순하게 계산한 이 값(3)이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 내가 벌 수 있는 최대한의 돈이다. 여기에는 생활비, 저축, 교육비, 양육비 같은 지출금액이 모두 다 들어있다. 이제는 이 돈을 평생 동안 어떻게 나누어 쓸 수 있는지 계산해보자. 참고로 고려대 연구팀이 발표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0년 현재 기대수명은 87.4세, 2030년 기대수명은 90.8세이며, 건강수명은 이 보다 각각 10년 정도씩 짧다.

4. 일 년에 각종 생활비로 지출되는 금액을 계산한다. 세금, 식비, 양육비, 의료비 등 모든 비용을 다 포함한다. 쉽게 생각해서 월급에서 한 달에 저축할 수 있는 돈을 제외한 모든 비용이 되겠다.
5. 평생 내가 쓸 돈을 계산한다. 기대수명(90세)에서 지금 나이(40세)를 뺀 다음 일 년 생활비(4)에 곱한다. 
6. 최대한으로 벌 수 있는 돈(3)에서 평생 지출해야 하는 돈(5)을 뺀다. 

이런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해 보면, 거의 다 마이너스 결과가 나온다. 젊을 때 열심히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열심히 일한 그 후의 생활에 대한 계산이 백이면 백 이런 모양이 된다는 것은,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머리 아픈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와중에 평생 일을 하지도 못할 것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 그 10년은 노환으로 사회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현실을 직시하면 무엇이 있는가?

스스로의 브랜드를 만들어 두었는가? 그렇지 않은가? 이것이 은퇴준비를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인 시대이다. 

보통 인터넷에 이런 현실 점검 기사나 블로그의 글들은 보험설계나 자산관리 플래너의 명함과 연락처로 마무리된다. 다들 제 각각의 플랜으로 미래를 대비하겠지만, 정답은 없다. 다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다행히 10~20년 전과 지금은 직장인들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숫자와 그 종류가 다르다. 자산가의 범주에 들어가면 재산이 스스로 증식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 돈이 돈을 벌 수 있으려면 자산규모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어서 꾸준히 임대료 수입이 발생하거나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차액 수익을 기대할 수 있거나, 주식이나 펀드의 수익률로 생활이 가능할 정도여야 한다. 그러나 위 현실 점검으로도 확인했지만, 직장인들은 생활비를 제외하고 저축할 수 있는 돈으로 위의 자산을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다. 


3차 산업혁명(인터넷)과 4차 산업혁명(인공지능) 시대에는 적은 돈으로도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툴이 다양해졌다.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그 플랫폼에서 나의 콘텐츠를 팔 수 있게 되었다. 팔리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나의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콘텐츠를 쌓아서 은퇴 후를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직장인이 자신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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