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라이어티삶 Feb 11. 2020

직장인에게 매일 반복되는 하루란...

작은 하루하루가 함부로 사라지지 않도록

직장인은 닫힌 고리 같은 루프에서 산다. 오늘과 지난주와 다음 주가 같은 확률이 아주 높은 생활의 반복이다. 옆 사람을 힐끗 봐도 그의 하루가 나의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다들 이렇게 살아가나 보다 하며 자위한다. 이런 직장인들은 자신의 10년 뒤의 모습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나 보다 연차가 10년 더 많은 선배를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10년 차이 나는 선배를 회사에서 찾을 수 없다면, 

당신도 10년 뒤에는 그 조직에 없을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이렇게 반복되고 너무나 예측 가능한 삶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하루하루는 무심코 흘러가 버린다. 3주 전에 수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는지. 그것을 나만의 하루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에 절대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 자국은 직장인으로서 어제의 삶이 그제의 것과 다르다는 알게 해 준다. 

나와 당신의 매일매일... 매일매일... (*피처이미지 출처 http://mistyfriday.tistory.com/)


반복되는 매일의 삶 속에서 새로운 만남과 낯선 경험은 그 순간을 진공으로 만들어 오랫동안 보관해준다. 직장인에게 새로운 만남과 낯선 경험을 찾으려는 노력은 그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 대가를 치른 어느 날들은 지워지지 않고 시간 속에 새겨질 것이다. 


나는 얼마나 중요한 것들이 스쳐가는지 조차 눈치 못 채고 반복되는 매일에 좌절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값비싼 소비로 순간을 환희로 채우거나, 무책임하게 현실의 스위치를 내려버리는 것이 아니다. 비록 다시 현실에 발을 붙이게 될지라도 그 반복되는 매일로 돌아오고 싶게 만들어줄 작은 일탈이다. 


물론, 잠깐 일탈을 한다고 해도 반복되는 일탈의 하루하루는 다시 금방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나는 끝이 있는 것들이 얼마나 그것들을 소중하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 사사로운 것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스치는 바람은 더 시원하게 느껴지고, 햇살은 조금 더 따사롭게 눈꺼풀을 보듬어준다. 흔한 소리, 냄새, 느낌에 내가 스며들면, 반대로 그것 안에서 나는 낯선 나를 찾을 수 있다.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하루를 시간에 새겨줄 것이다. 잎사귀들의 색깔도 서로서로 다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을까?


익숙함에서 낯선 것들을 찾아내고 마주하면, 그 순간부터 삶은 속도를 늦추고 깊이를 더 한다.

 그렇게 깊게 새겨진 삶의 기록은 후에 어느 순간, 내 일상의 갈증을 해소해 줄 이슬비 같은 책갈피가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