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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Feb 16. 2020

정말 한 시간의 미팅 시간이 필요할까?

한 시간을 바꾸면, 하루가 바뀐다.

당신의 근무시간도 미팅으로 가득 차 있는가? 

한 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매일 평균 1.4회, 30분~1시간짜리의 미팅에 참석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근무시간 중에 1시간짜리 미팅을 8개를 소화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저 숫자는 정말 평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어쨌건 직장인들은 하루의 에너지 중 많은 부분을 미팅에 쏟아붇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팅의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날의 생산성은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잡코리아는 참 많은 조사를 한다. :)


그런데, 회사에서 당신의 미팅은 생산성을 높여주는가? 반대인가?

다행히 다른 사람들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한다.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앞서의 조사에서 73% 응답자들은 그들이 참석하는 미팅의 일부를 불필요하다고 했고, 그 이유로는 상사의 말을 일방적으로 듣는 경우가 많다, 결론이 없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생산적이고 이상적인 미팅이란?

목적성: 미팅을 참석하기 전에 이미 해당 미팅이 어떤 결론을 내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결론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미팅의 목적은 적어도 알고 들어가야 한다.

필수성: 요즘은 화상 미팅, 다회선 전화 회의 등 면대면 미팅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있다. 꼭 얼굴을 보지 않아도 할 말을  다 할 수 있고,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지 않아도 미팅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미팅은 꼭 해야 하는 경우에만 진행이 되어야 한다. 

 단축성: 굳이 말을 만들다 보니 '단축성'이라고 했지만, 미팅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의미이다. 미팅 콜을 보낼 때, default로 설정되어 있는 60분이라는 시간 대신 45분, 30분으로 조금씩 줄여보자. 이미 결론이 났거나, 더 이상 좁혀질 수 없는 입장 차이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60분이라는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쓸데없는 농담을 하거나, 이미 했던 말을 반복한 경험이 다들 있지 않은가? 미팅 시간이 15분이라고 해서, 60분짜리 미팅의 결과와 완전 다른 미흡한 결론이 나올까?

최소인원: 미팅에서 논의되는 사항들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모두 미팅에 초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단순 정보의 공유를 위해서라면, 회의록을 공유하는 정도로도 충분할 수 있고, 의견을 얻기 위해서라면 너무 많은 인원들은 되려 서로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미팅은 반드시 최소인원만 참석해야 한다. 

예의: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직원들끼리는 업무적인 관계 이상의 친분이 생기게 된다. 이런 친분을 미팅 자리에까지 갖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예전 팀원이었기 때문에 미팅 중에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예의를 생략하는 무례한들이 회사 곳곳에 있다. 이들은 독버섯 같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현실의 미팅은? (현실이라고 했지만 나쁜 미팅을 가상으로 생각해 보았다)  

일단 미팅은 기본적으로 60분짜리가 일정에 박힌다. '응?' 하고 미팅 초대장을 확인해 보면, 미팅의 제목, 목적 조차 빈킨인 경우도 많다. 어떤 미팅인지 모르고 들어가 보면, 다른 사람들도 무슨 회의인가 하고 멀뚱 앉아 있다. 미팅 콜을 보낸 사람이 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가만 들어보면, 그제야 지난번 미팅에서, '조금 더 알아보고 다음번에 다시 이야기해 봅시다'라고 했던 그 건이란 것을 알게 된다. 참석자들은 지난번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딱 봐도 지난번의 결론, 그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60분의 미팅이 잡혀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어야만 한다. 자기만의 의견 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멀뚱하게 있다가 괜찮다 싶은 소리가 나오면 '저도 방금 그 말씀에 동의합니다'라고 말하며 프리라이딩한다. 그리고 미팅의 결론은 '조금 더 알아보고 다음번 미팅에서 다시 이야기해 봅시다'로 끝난다.


미팅은 중요하다. 회사의 전략적인 방향도 미팅에서 결정된다. 경쟁사의 전략과 프로모션 같은 것들이 그 자리에서 공유되고, 우리는 대응전략을 고민한다. 미팅에서 결정된 것들을 바탕으로 직장인들의 하루하루 일들이 정해진다. 


때문에, 미팅 시간이 그저 흐지부지한, 에너지를 잡아먹는 소모적인 시간이 되어 버리면 직장인의 하루는 그냥 그렇게 사라져 버린다. 73%의 직장인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미팅이 73%의 직장인이 만족하는 미팅이 된다면, 그들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변할까? 매일매일이 변한 직장인들이 근무하는 회사는 또 어떻게 변할까?

이런 기대를 또 하면서 월요일 출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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