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에디터도 콘텐츠를 기획하고 SNS를 운영하며 포맷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요즘 채용하는 콘텐츠 에디터들도 마케팅 직군에서 마케팅 업무를 합니다. 그렇다면 에디터는 마케터와 어떻게 다른가요?
마케팅의 업무가 섬세해지면서 업무에 대한 요구사항이 참 다양해졌습니다. 그에 따라 업무에 대한 필요 역량은 계속 바뀌어갑니다. 한 회사의 채용공고를 2~3년 쭉 살펴보면 주요 업무에 대한 정의, 자격 요건, 그 포지션이 속한 팀 명까지 계속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전에 에디터는 매거진이나 주간/일간지 등의 기자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호흡이 긴 글을 설득력있게 전개해나가는 일에 전문가들이고, 짧은 글은 짧은대로 힘있는 문장으로 승부할 줄 아는 사람들이죠. 글쓰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종이가 디지털로 넘어가지만 페이퍼에 대한 부심을 놓지 못할만큼 이 분야에 대한 애착이 큽니다. 디지털 매거진은 종이가 주는 재질감과 매거진 판형의 압도감, 그리고 편집 묘미가 주는 세밀한 감성을 다 담아내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시대는 이미 디지텉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매거진과 인터넷 일간지 등으로 디지털이 전환되면서 에디터들은 계속 글을 디지털로 발행합니다. 이와 동시에 마케팅에서도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에 에디터의 글쓰기 역량을 필요로 하는 때가 오죠. 처음에는 마케터가 쓴 글을 에디팅 해주는 역할이었지만 점차 이 둘을 따로 나눠 뽑지 않고 마케터처럼 글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운영하는 업무로 역할범위가 커집니다.
어떤 회사가 콘텐츠 마케터가 아닌 에디터를 채용한다는 것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의 중요도가 높다는 의지치로 보입니다.
향후 트렌드를 보면 이 업무를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기업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운영하고 분석하는 판 전체를 보는 사람을 뽑고 싶을테니까요. 마케팅 역량을 갖춘 에디터, 에디팅 실력을 갖춘 마케터가 기업에게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둘 모두를 잘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마케터는 장전한 콘텐츠를 핵심 타겟에 저격함으로써 총알 한발을 효율있게 운영합니다. 콘텐츠를 올릴 매체의 특성에 맞게 같은 메시지도 다양한 포맷으로 변화(variation)시켜야 하죠. 글로, 이미지로, 영상으로 다양한 스토리와 포맷으로 풀어내야 합니다.
또 매체는 계속 바뀌고 변화하므로 새로운 트렌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제목 없는 글에 이미지가 포함되는 페이스북, 이미지부터 보이는 인스타그램, 제목과 글 길이감을 갖춘 블로그, 틱톡과 유튜브 등의 영상 매체, 최근 핫한 스토리기능 등. 매체는 생겼다 없어졌다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며 변화합니다.
콘텐츠의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한다는 것은 내가 쓸 글을 월단위, 연단위로 기획하는 일과 다릅니다. 또 전략을 설득하는 내부 툴이 PPT인 경우도 많죠. 워드에 줄글을 쓰던 사람이 PPT로 비주얼하게 설득하려면 배워가야 할 것들이 많죠.
한 가지 고무되는 사실은 마케터들도 매체가 변화하는 속도에 따라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고 필력 좋은 마케터가 되는 길에 굉장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힘있는 콘텐츠가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포지션을 올리고 필력이 있는 에디터 출신을 뽑은 적도 있었습니다. 에디터에서 시작한 마케터는 콘텐츠를 품질있게 잘 영글어 만드는 감각이 있는 분들이 왕왕 있었습니다.
현재의 콘텐츠 에디터는 뽑고자 하는 기업의 산업군에 따라 주요 업무 정의가 다릅니다.
쇼핑몰 업에서는 상품의 셀링포인트를 파악하고 상세 페이지를 타겟고객에 맞게 제작합니다. 상품을 소개하는 사진과 촬영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상세 페이지의 글을 멋지게 쓰는 사람들을 UX writer로 따로 칭하기도 하더군요. 정말 계속 세분화됩니다.
디지털 매거진을 운영하는 회사에서의 에디터는 좀 더 기자에 가깝습니다. 전문적인 글을 쓰거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글을 발행합니다.
SNS를 운영하면서 콘텐츠 제작력이 더 중요한 경우에도 에디터를 뽑아서 운영하기도 하죠.
콘텐츠 에디터는 콘텐츠의 운영보다 기획하고 만드는 것에 더 큰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에디터들과 함께 일하면서 서비스 기획을 서비스 운영보다 더, 상품의 기획을 상품 마케팅보다 더 재밌어하는 사람들과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죠.
물론 '업'에 대한 요구사항과 시장의 트렌드는 계속 바뀌어갑니다. 그러나 <콘텐츠>에 대한 무게 중심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 전체 판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경험을 쌓다보면 어느 날 기업이 찾는 콘텐츠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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