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수현 Jul 31. 2022

커리어가 성장하는 3단계 모멘텀

오래전 직장 선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단톡에서 안부를 주고받다가 얼굴을 보는 것은 실로 오래간만이라 무척 반가웠죠.


선배는 대기업에서 큰 조직을 맡은 실장급 리더로, 사업부에서 비전있는 분야를 맡아 사업부장 뿐 아니라 본부장까지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배를 만나보니 업무 만족도가 높지 못했습니다. 주목을 받는만큼 시샘도 많아 감정적으로 피곤할 뿐 아니라, 워낙 일을 잘하던 분이라 부족한 팀원의 업무를 완성해내는 것에도 피로도가 높았습니다. 그는 오래 전 스타트업 세계로 뛰쳐나간 내가 생각이 나 연락을 주었다 했습니다.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선배가 커리어 성장에 모멘텀이 생겼음을 알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일하는 역할과 리더십 스타일에 변화를 요구받습니다. 따라서 그에 맞게 성장하고 바뀌어가야 하죠. 그때가 바로 변화가 요구되는 모멘텀입니다. 오늘은 커리어의 3단계 모멘텀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커리어가 성장하는 모멘텀 3단계




커리어는 계단형으로 성장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이 쌓여가면서 일하는 구조가 바뀌어가죠. 그리고 어느 시점이 되면 내 역할의 정의가 크게 바뀌고 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를 요하는 변곡점이 생깁니다. 이것을 성장의 모멘텀이라 부릅니다.


커리어 성장의 모멘텀은 크게 3가지 단계로 정리됩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개인의 성장을 챌린지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팀원을 성장시켜야 내가 성장하는 리더십 단계로 진입합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리더의 리더'로서 리더를 성장시키역량을 요구합니다. 이 모멘텀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주변과의 갈등이 커지거나 자기효능감이 저하됩니다.


왜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안날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왜 항상 부족할까? 저 사람은 왜 못버티고 쉽게 나갈까? 왜 나는 인복이 없을까? 나는 왜 매번 운이 안따라줄까?


운이 없는게 아닙니다. 각 모멘텀 별로 역량이, 요령이, 기대감이, 관계의 수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성장하라고 밀어내는 메시지인 것이죠.




Phase1. 개인이 성장하는 단계


커리어 성장의 첫 번째 단계는 개인이 성장하는 단계입니다. 자기 자신의 배움과 성숙에 따라 업이 상향 곡선을 그리는 때이죠. 큰 프로젝트의 한 부분을 리딩하거나 작은 프로젝트는 직접 진행하기도 합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과장/선임까지 이 단계에 해당한다고 보면 무난합니다.


이때는 개인의 노력과 능력이 일의 결과에 직접적인 선형(linear)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까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은 것을 익히며 나 개인을 성장시키는 것이 결과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내가 똑똑하고 빠릿할수록 결과를 얻습니다. 따라서 나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더 큰 결과를 얻는 비밀입니다. 내가 업무의 속도가 빠르다면, 내가 업무를 넓게 보는 시각을 가졌다면, 내가 꽤 센스가 있다면, 내가 주변과 소통을 잘 한다면, 이 모두가 다 성과로 연결됩니다. 그러니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은 경험을 쌓고 근육과 맷집을 키우는 것이 지금 뿐 아니라 다음에 받을 일의 결과물에 굉장한 도움이 됩니다.





Phase 2. 팀원을 성장시키는 단계



어느 순간이 되면 팀의 일원이 아닌, 조직의 리더로 활동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조직이 크던 작던 상관없이 팀 리더가 되면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팀 전체의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되죠. 나 혼자 아무리 북치고 장구치며, 내가 아무리 우리 조직의 'Star'로 빛이 나더라도, 프로젝트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linear하지 않습니다. 이 gentle curve를 우상향으로 살리는 방법은 팀원들과 함께 팀 전체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 구간에 처음 진입하는 리더는 기존에 잘하던 사람이었을수록 리더십 역할에 대한 회의감이 큽니다. 차라리 내가 일하는 것이 가르쳐 일하는 것보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죠. 내가 두 번 일하지 않게 내 짐을 덜어주는 사람을 찾기도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서툴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동질한 집단을 찾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내 역량이 클 수록 부족한 팀원들을 메꾸느라 내 힘이 빠집니다. 쉽게 지치게 되죠.


처음에는 분명 내 능력이 팀원들을 채워주어야 하는 단계가 존재합니다만, 길고 장기적으로 사람들과 협업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반드시 성취해내야 합니다. 이때 나를 평가하는 기준은 일을 잘했는가가 아니라 팀 전체를 잘 리딩해 "함께 성취했는가"에 있습니다. 결과를 잘 만들고도 팀원들이 자꾸 빠져나간다면 그 팀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함께 성취하는 방법을 익혀내야 합니다.


처음에는 내 커뮤니케이션의 서투름 탓에 내 일을 덜어줄 동질한 사람들과 협업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통의 역량이 진화하면서 다양한 재능의 사람을 품어주게 됩니다. 그리고 내 팀에 다양한 재능의 사람들이 함께 할수록 일의 성과가 우상향 한다는 것을 알게되죠.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나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 지표입니다. 어쩌면 커뮤니케이션이 전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소통과 대화를 통해 팀 전체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리더가 성숙해지면서 팀원 개개인과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기고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성장합니다. 이 단계의 일잘러란 일 잘하는 개인에서 벗어나, 일 잘하는 팀원을 키워내고 역량과 동기부여로 레벨업하는 리더입니다.





Phase 3. 리더를 성장시키는 단계



보통 이 단계는 디렉터 단계로 파트장이나 팀장들을 다루는 실장급 또는 임원급 단계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이 때에는 리더의 리더십을 디렉팅하는 수준으로 올라서며 리더가 일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 단계는 말하는 것의 무게감이 달라집니다. 디렉터의 존재감이 조직의 안정감을 가져오는 시기이며 외부 타조직과의 관계에서도 밀릴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죠. 팀들이 잘 해놓은 일로 조직장이 그 성과를 어필하지 못하면 힘들어집니다. 그만큼 조직장의 존재감은 중요해지며, 따라서 디렉터가 의견을 내는 것은 이 전과는 다른 무게감을 주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1인 기업이라 할 지라도 회사를 대표하는 CEO의 무게는 프리랜서와 다릅니다. 회사 vs. 회사, 조직 vs. 조직으로서 이야기하는 디렉터는 이전과 달라졌음을 스스로 느끼며 주변도 이것을 느끼게 됩니다.


팀장까지는 나이가 얼추 맞았지만 이 단계부터는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먼저 디렉터가 되고,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내 팀원이 됩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팀장들의 리더십을 리딩하다보면 초반에는 스스로 부족함에 허덕이기도 합니다. 이 구간에 처음 진입하는 리더는 배려심이 클수록 사람들을 품는 것에 한계를 느낍니다. 지금까지는 좋은 팀장이었지만, 좋은 임원으로 성장한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깊은 성찰이 필요한 단계로 들어온 것이죠.


팀원 한 명 한 명을 성장시키던 리더십에서, 본부 전체를 성장시키는 리더십에는 반드시 '위임'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를 뛰어넘는 우리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리더는 산업 전반에 대한 거시적인 안목과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조직의 방향과 일의 정의를 만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우리 조직의 일잘러는 누구인지, 바람직한 인재상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정의해 나가야 하는 것이죠. 어쩌면 백조처럼 우아하지만 호수 밑에서는 열심히 발을 저어야 앞으로 나아가는 시점일 수 있겠습니다.


모든 디렉터의 리더십 스타일이 동일하고 같을 수 없습니다. 각자 다양한 역량과 관점으로 자신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만들어가야 하죠. 그래서 리더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위임하고 조직을 단단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조직이 성장할 토양과 기반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것이죠.


이 시기의 디렉터들은 사람들이 보고해주는 것을 이해하는 습득력이 빨라 눈으로 하는 속도를 손으로 하는 속도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급장을 떼고 야생으로 나가보면 비로소 실무의 속도가 땅과 하늘의 차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죠. 스타트업에서 디렉터의 역량은 점점 더 실무 중심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이 기업이 산업을 넘나들어 융합하는 시대에 디렉터야말로 공부가 필요한 단계가 되었습니다. 리더십도 성숙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하니 예전같지 않게 참 어려운 위치입니다.



사회에서는 각 단계가 정확히 몇 년 차의 어느 직급부터 시작되는지 알기 어렵고,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도 없습니다. 사람마다 조직마다 산업마다 모두 조금씩 다르다는 것만이 정답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어디에 와 있고 무엇을 어떻게 배우며 성장할 것인가의 '자기성찰'만이 가장 중요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콘텐츠 에디터는 마케터와 어떻게 다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