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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수현 Jun 16. 2021

마케터의 공간 탐험법 (ft. 롤리폴리꼬또 탐방)

마케터의 공간여행, 오뚜기

*오뚜기 롤리폴리꼬또의 2번째 글입니다.


점심을 먹고 논현동 골목을 걸어보자는 제안에 건축 디자이너 P동참해 주었습니다. 롤리폴리꼬또가 있는 골목에서 압구정까지 작은 골목으로만 걸어보면 잘 지어진 건물에 멋있는 컨셉의 공간들을 꽤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슬렁 동네 구경하기 딱 좋죠. 우선 이 글에는 롤리폴리꼬또에서의 경험여정을 담아봅니다.




주인공의 눈으로 둘러보기


누구를 생각하고 이 공간을 만들었을까, 주인공을 생각해보는 것이 페르소나의 시작입니다. 이런 공간을 오픈한 후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기사를 내기 때문에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2030 세대가 주인공이군요.


이들은 평소 오뚜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신라면을 먹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진라면을 선택하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 여기서 주인공이 두 부류로 나뉠 수도 있겠군요. 이 공간이 오뚜기 브랜드숍인지 알고 구경하러 온 사람도 있고 모르고 레스토랑에 들어온 사람도 있습니다. 오뚜기 브랜드를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시선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따라 다양하고 세밀해집니다. 각 페르소나의 눈으로 공간을 둘러보거나 그런 주인공을 슬쩍 관찰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천장에 노란색 오뚜기가 매달려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과 둘러보기


저는 공간 탐험에 다른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는 것을 권하는 편입니다. 각자의 '업'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고 서로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건축 디자이너 P와 함께 동행했는데, 그는 신기한 해석들을 가득 내놨고 공간을 대하는 시각이 마케터와 또 달라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그분과 대화하면서 건축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사람의 <시선>이라고 느꼈습니다. 일부러 바닥의 높낮이를 다르게 만들어 같은 공간을 2개로 분리하거나, 좁고 구불한 통로를 만들어 다음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준다거나, 좁은 길에서 갑자기 확 트인 공간을 배치해 극적인 감성을 유도하고,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곳의 7개 서로 다른 공간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은 변화가 가득했습니다.





7개의 공간


7개의 재미있는 공간은 따로 또 같이 연결되면서 다양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7개 공간에 대한 설명을 담은 동영상이 돌아갑니다.



"2개의 건물에 흩어진 6개의 공간이 중간의 정원을 통해 연결되면서 각각 독립된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케이브(동굴)→ 큐브(상자)→ 슬로프(언덕) → 쉐이드(그늘막) → 가든(정원) → 홀(연회장) → 살라(거실)의 순서로 역할과 높낮이를 달리하며 이어져 있습니다."

- 전범진 소장 인터뷰 @Brique


모든 고객은 케이브(동굴)를 통해서 공간에 입성합니다. 동굴이 구멍을 통해 바깥과 안이 연결되듯, 이곳도 도로면과 동굴을 유리문으로 통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1층인데도 동굴처럼 창이 없습니다. 계단으로 단차를 만들어 초입은 펍 분위기를, 안쪽은 음식을 먹는 레스토랑으로 분리했죠.




훨씬 멋있는데 제 사진이 설명을 다 못하는 군요

좁은 수직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확 트이는 공간에 굳즈를 파는 큐브(상자)와 슬로프(언덕)를 만나게 됩니다. 슬로프(언덕)에는 작가의 세라믹 오브제가 전시되어 있고 잔디 공간에 앉을 수 있습니다.



굿즈 판매 공간 큐브(상자) / 출처: Brique 박우진 사진작가


작가의 오브제가 전시된 슬로프(언덕) / 출처: Brique 박우진 사진작가


쉐이드(그늘막)에는 풍경을 만들어 바람에 소리가 납니다. 거대한 노란색 스팽글이 햇빛과 바람에 따라 다른 채도의 노랑으로 반짝입니다.



출처: Brique 박우진 사진작가





작품을 투어 하다


디자인 회사가 컨셉팅한 공간은 광고사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시선에 따라 재질부터 소리까지 감정선이 다양합니다. 오브제의 배치부터 색감까지 공간을 이동하면서 한 편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곳에 오시면 오뚜기 브랜드를 '작품'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고객경험여정'의 시선으로 건축 디자이너 P와 나눈 2% 감미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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