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게 이성교제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까?
함께 성장하는 이성교제
초등 6학년 학생들에게 '이성교제'에 관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보통 이성교제 수업은 2차시로 진행할 수 있다.
1차시는 이성교제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관해 아이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알아보고 이성교제 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 배우고, 2차시로 이성 간 경계존중이나 실제 이성교제 고민사례를 보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볼 수도 있다.
이성교제에 관한 수업을 하다 보면 확실히 예전 초등 6학년 아이들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구나 느낀다.
일단 보건수업의 주제가 이성교제라고 하면 아이들은 키득키득, 싱글벙글이다. 다른 교과에서 배운 적 없는 주제이기도 하거니와, 사춘기와 맞물려 단연 관심 있는 주제이기도 한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대면 만남은 줄어든 대신 SNS로의 접촉이 흔해진 시대에 살다 보니 과거에 비해 더 많은 관계적 자극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초등학생들의 이성교제 기간은 평균 50일이라고 한다.
이성교제 기간 50일 동안 아이들은 무엇을 경험하며,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걸까?
교사로서 이성교제에 관한 수업을 시작할 때 아이들에게 꼭 이야기하는 말이 있다.
첫째, 선생님은 너희들이 20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사춘기 변화도 겪어야 하고 미래의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시기이니 만큼 가급적 이성교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둘째, 선생님 생각은 이렇지만 너희들이 굳이 이성교제를 해야 한다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그런 다음 어른들이 이성교제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충동적인 신체접촉, 이별 등 관계에 따른 과한 감정 소모, 학업을 소홀히 하는 것 등)를 설명해 준다.
셋째, 이성교제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서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준다.(실제 워딩 : 헤어지더라도 남는 게 있어야 해!, 뭔가 배운 게 있어야 해요)
이왕이면 서로 상처 주기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 서로에게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아이들에게 이성교제 중 스킨십에 관해 설명하는 방법**
- 우리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를 보면 만지고 싶어 지는데 이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예를 들어 예쁜 꽃을 보면 향기가 궁금해 코를 갖다 대기도 하고,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쓰다듬거나 안아보고 싶어 진다. 하지만, 이성친구뿐 아니라 사람 간에는 이런 감정이 올라와도 함부로 행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는 각자만의 신체적, 정서적, 물리적, 언어적 경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계를 상대의 동의 없이 침범하는 것은 폭력이자 범죄가 될 수 있으며, 사귀는 사이라 하더라도 사귄다는 의미가 동의 없이 경계를 침범해도 된다는 의미는 더욱 아니다. 각자 신체접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한계를 정해 보는 것도 좋다. 이때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고 지켜주려 노력해야 하며, 그 노력 자체가 사랑이다. 상대의 경계를 침범해야 할 경우에는 미리 상대에게 동의를 구하고, 사랑한다면 상대가 거절한다고 해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나의 경계를 함부로 침범하거나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사랑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준다.
사실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본 부모세대 어른들은 안다.
세상은 혼자힘으로 살아갈 수 없고 남자와 여자가 어우러져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살아가야 한다. 관계에서 오는 상처가 두려워 집안에 틀어박혀 가만히 있는 것보다 어떤 관계든 배움이 있으므로 용기 내어 세상 밖으로 나가 남자든 여자든 사람을 만나야 한다.
긍정적인 이성교제는 여자와 남자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사회성을 기르는 기회가 되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초등 수준의 이성교제 수업은 '이성친구와의 예절'과 '경계 존중'에 중점을 둔다. 수업을 하다 보면 '누구랑 누가 사귄대요' 내지는 '누가 누구한테 고백했는데 차였대요'라는 식의 친구의 비밀을 발설하는 아이들이 있어, 수업 시작 전 미리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친구의 이야기를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도한다.
**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이성교제의 단계**
만남 -> 썸 -> 고백 -> 이성교제(연인) -> 약속 -> 결혼(보통 칠판에 적으며 설명하는데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더라고요)
- 이 과정에서 고백하는 방법, 고백을 거절당했을 때 마음을 추스르는 방법, 교제하다 해졌을 때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 등 다양한 주제로 아이들과 이야기해 볼 수도 있다. 아이들은 이런 경험들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서툴지만 천천히 배울 수 있다. 또 최근 뉴스에서 자주 보도되고 있는 데이트폭력, 스토킹, 디지털성범죄 등의 주제도 함께 다루어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