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 신기한 '꿈' 이야기

by 써니현

사진설명 : 삼촌 댁 강아지 해피


평소 잠을 자면 금세 곯아떨어지지만 꿈은 자주 꾸는 편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었던 꿈 중 기억에 남는 꿈이 몇 가지 있는데 뭔가 특이하네 싶은 꿈은 시간이 흘러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물론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별 의미 없는 잡다한 싱거운 꿈도 많지만 당시 내 마음의 갈등이나 심리 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거나 삶의 방향을 가르는 가치관까지 영향을 주는 꿈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다.


그래서 이번 글은 지금껏 꾸었던 신비한 꿈 이야기 되시겠다.


1. 사람들이 절벽으로 내달려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는 꿈

사람들이 절벽을 향해 한 줄로 길게 줄을 서 있고 나는 중간쯤 서 있다.

맨 앞사람부터 순서대로 (도움닫기까지 하며) 힘차게 내달려 절벽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사람들은 왜인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죽음을 선택하고 그 기막힌 장면을 지켜보며 곧 내 순서가 다가오고 있음에 급박함을 느끼고 미친 듯이 초조해졌다. 어쨌든 나 역시 곧 죽어야 할 처치에 놓인 거다.

그때 마음 깊은 곳에서 '죽고 싶지 않다'가 아닌 '아직 죽으면 안 된다'는 강한 열망이 올라왔다. 더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를 즉시 깨달았고 그건 삶에 대한 애착과는 다른 것이었다.

'이번 생에서 꼭 완수해야 할 과제(또는 중요한 의미)를 아직 이루지 못했어, 이대로 죽는다면 천국에 가지 못할 거야' (참고로, 나는 냉담 중인 천주교 신자이며 이전에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해본 적이 없음)

애초부터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정해져 있던 것처럼 이 느낌은 매우 강렬했고 점점 숨을 조여 오는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다 잠에서 깨어났다.


이 꿈을 꾼 게 약 10여 년 전이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당시 내 모든 존재를 흔들었던 꿈 속에서의 생생한 통찰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이전의 나는 '열심히' 사는 것만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다.(마치 경주마처럼) 때로는 교만하게도 지나온 삶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섣부른 단언도 했다.(작은 성공의 경험이 한편으로 작은 교만을 불러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열심히 살아온 과정에 가장 중요한 핵심 공간이 텅텅 비어 있었다.

그건 바로 타인에 대한 관용, 이해, 배려, 공감, 사랑이었다.(전에는 깊이 고민조차 하지 않았던 개념들...)

그 후로 나는 '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게 더 어렵지만 '잘'살고 싶다.)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을 때가 된 거라는데 여하튼 나는 꿈을 꾼 이후로 단박에 삶의 가치관과 방향이 바뀌었다. 꿈 하나로 삶의 방향이 통째로 바뀐 게 의아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2. 언니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는 꿈

최근 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동안 언니의 수차례에 걸친 막무가내식 인연 끊자는 폭언에도 먼저 고개 숙여 우애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꿈도 꽤 오래전 꿈이지만 잊히지 않는다.

(대상이 언니여서 그렇지) 사랑하는 사람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앞둔 비통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꼈다. (꿈속에서 언니를 끌어안고 어찌나 펑펑 울었는지... 꿈에서 깨니 실제 눈물까지 흘리며 서럽게 울고 있었다는...)

언니와 곧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가족이기 때문에 더 힘들었던 '세 문장'을 마구 쏟아냈다.

'언니~ 그동안 너무 고맙고, 미안해. 그리고 너무 사랑해'


어쩌면 가까운 사이일수록(특히 가족) 듣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말도 결국 '사랑한다'는 말일 텐데 그 말을 듣지 못해서, 또는 그 말을 하지 못해서 '사랑해'라는 단어 주변만 빙빙 맴돌다 갈등하고 다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있을 때 조금 멋쩍고 부끄럽더라도 용기 내어 자주 표현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에휴...... 이 꿈 생각하면 언니와 언젠가는 풀어야 하는데 고민이다.)


3. 재벌이 되는 꿈

약 15년 전쯤 이사를 앞두고 있었다.

가진 돈은 없고, 폭등한 전셋값을 감당하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아야 했기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가 '돈'이라고 생각한다. 세상만사 아무리 고달파도 사람 죽고 사는 문제만 아니면 된다지만, 돈 때문에 실제 사람이 죽기도 하니,.)


그날도 돈 스트레스를 가득 끌어안고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다.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난 재벌이었다. 평생 부자로는 살아본 적이 없고 부자가 될 거라는 희망조차 품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부자의 마음을 전혀 알턱이 없었고 공감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날 밤 꿈속에서 난 진짜 재벌이었기에, 부자의 마음을 절절히 느껴버렸다.

부자 마음(내 마음) - '이 돈을 놓고 어떻게 죽지? 이 돈을 모두 하늘나라로 가져가고 싶다. 간절히~~~~~' 하지만 현실은 죽을 때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는 참담한 현실!!! 이 현실이 엄청난 절망으로 다가왔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꿈에서나마 부자가 되어 잠시 달콤했다. 동시에 그동안 압도되었던 돈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꿈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하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

오늘 밤은 또 무슨 꿈을 꾸려나(설마 복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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