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각막에 상처가 생겼어요.
어느 날부터 씩씩이 눈에 약간의 충혈이 보였어요.
하지만 양쪽 눈 충혈이 그다지 심하지 않고, 또 방광암으로 위중했어서 눈까지 신경을 못썼는데 지난 주말부터 오른쪽 눈의 각막이 붓고 충혈이 심해졌어요. 또 초점이 잘 안 맞는지 앞을 제대로 못 보는 듯 보였어요.
집에 있던 상비 안약을 급한 대로 넣어주려는데 통증도 있는지 가만히 있지 않더라고요.
결국 어제 퇴근하고 부랴부랴 씩씩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어요.
진료 결과 오른쪽 눈 각막에 상처가 생겼다고 하네요.
아마도 자기 몸이 괴로우니 발로 긁다가 눈에 상처를 낸 듯해요.
눈통증으로 안약을 넣으려고 하면 계속 움직이고 제 손을 물기까지 해서 수의사 샘께 손을 물리지 않고 안약 점적한 자세도 배워왔어요.
하............ 방광암에 눈까지 아프다니...... 짠한 녀석.
항생제 안약, 각막 재생 안약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주변 산책까지 하고 집에 왔어요.
산책하면서 변도 시원하게 봤으면 좋겠는데 자세만 계속 취하고 변은 결국 나오지 않았어요.
어제는 겨울답게 추웠어요.
몸살 기운이 있어 가급적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씩씩이는 간만에 맞는 겨울 한기가 반가운건지 집 방향으로는 절대 안 가려고 하더라고요.(시츄 왕고집은 유명해요)
결국 1시간 가까이 산책을 했어요.
아파트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실내생활을 하는 강아지들에게 산책은 건강을 위해 필수예요.
우리도 산책하며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도 관찰하고, 평소보다 깊은 호흡을 하며 내 안에 묵은 공기를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로 다시 채우면서 몸을 리셋하고 팔다리를 최대한 움직이며 활력을 찾잖아요.
사람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많이 걸어야 하듯이 강아지들도 똑같아요.
집에서는 아무리 배변환경을 잘 만들어줘도 시원하게 보지 못해요.
강아지들에게 산책은 몸에 쌓여있던 잔여 노폐물들을 모두 배설하는 시간이기도 해요.
또 집단생활을 했던 늑대의 후예답게 산책을 하며 친구 강아지들의 존재도 킁킁 냄새로 확인해요.
제 생각에는 동료들의 소변 냄새를 맡으며 이 구역에 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며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이건 그냥 저의 뇌피셜)
길었던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남겼던 저녁밥을 마저 다 먹었어요.
요즘은 한 끼를 두 차례에 걸쳐 먹어요. 아무래도 입맛이 없어 그런 듯해요.
씩씩이가 통증을 가장 최소한만 느꼈으면 좋겠어요.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쓰러워요.
하루하루 잘 이겨내고 있는 씩씩아.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
울 강아지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