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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현 Jun 26. 2024

2024년 2월 12일 씩씩이 방광암 투병기

지금은 새벽 4시 30분이다.

씩씩이 투병이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씩씩이는 수의사샘이 남은 생존기간으로 명명한 6개월을 달이나 넘겨 아직도 살아내주고 있다.


잠을 자던 중 씩씩이 신음소리에 놀라 잠이 깼다.

진통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새벽 시간대는 소변을 보는 게 고통스러운지 가끔씩 신음소리를 내지른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인 11시쯤 기저귀를 갈아주었으니 축축이 젖어있을 기저귀도 다시 갈아주려면 새벽에 한두 번은 일어나야 한다.


오늘 밤도 소변보는 것이 아픈지 신음 소리를 내지르는 씩씩이.


멀찌감치 떨어져 고통에 떨고 있는 녀석을 텅 빈 눈으로  바라보며 이제 그만 엄마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엄마의 손짓을 보고도 움직임이 없는 씩씩이.

통증이 잦아들길 한참을 기다린다.

드디어 통증이 멈추었는지 그제사 엄마 옆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씩씩이는 틍증이 극심할 때는 엄마 옆에 오지 않는다.

저만치 몸을 떨어뜨린 채 통증이 잦아들길 기다린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씩씩이는 오롯이 혼자 감당한다.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진다.


나는 아직도 이 고통의 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가올 이별의 순간 역시 생각만으로도 끔찍해 심장이 저며온다.


나 역시 긴 간병으로 체력적 한계를 넘나들고 있고 오늘밤처럼 아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롭다.  씩씩이와의 이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렵다.


진퇴양난!!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단 표현이 딱 맞다.

절망과 고통의 바닥을 뒹굴다 희망을 품다를 반복하며, 지금 이 순간만을 겪어내고 버티며 오늘에 이르렀다.


씩씩이는 한참 쓰다듬어 주었더니 엄마 옆에서 코를 골며 예쁘게 잠이 들었다.


씩씩 아. 제발 꿈속에서는 아프지 말자.

그리고ᆢ

해도 해도 부족한 말.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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