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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현 Jun 18. 2024

2024년 2월 3일 씩씩이  방광암 투병기

2024년 2월 3일, 건강했던 시절 씩씩이


씩씩이가 아프면서 예전 건강하던 시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나 사진은 일부러 보지 않는다.

건강했던 씩씩이의 과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마음이 아프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자꾸 건강하던 과거 모습에 미련을 두는 것 자체가 현재 긴박한 녀석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돌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제 나는 씩씩이의 급작스런 시한부 판정과 건강악화에 울고 불고 마음 아파 동동거릴 시간이 없다.

아니 더 정확히는 그 시간조차 아깝다. 시간에 한 번이라도 웃어주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산책을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건강하던 시절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불과 1년 반 전 찍은 사진인데 지금 씩씩이는 이때와는 전혀 다른 컨디션이다.

물론 내 눈에는 건강하던 시절이나 아픈 지금이나 모두 사랑스럽다.


'시간'은 어느 때는 한없이 살갑다가도 어느 때는 한없이 냉정하고 차갑다.

지금 씩씩이와 내게 시간이란 녀석은 얄짤없이 냉정하기만 하다.

제발 이번만큼은 시간이 자비를 베풀었으면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변화하고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시간을 이길 수 없다.


사실 씩씩이도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 변화가 온 것뿐이다.

나도 씩씩이도 시간의 변화에 머리를 조아리며 변화하면 변화한 대로 그저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되는 거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엄포를 놓아도, 아무리 변화를 재촉해도 털끝하나 건들 수 없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사랑!

굳건한 사랑은 시간도 비껴간다고 믿는다.


엄마에게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준 씩씩 아. 고맙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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