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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온천으로 손꼽히는 군마 '구사쓰 온천'

by 어떤 하루

'군마'를 대표하는 명소인 '구사쓰 온천(草津温泉)'. 일본의 3대 온천 중 하나로 불리며, 에도 시대에 유명 온천을 스모에 비유하였다고 하는데, 구사쓰 온천은 스모에서 두 번째로 격식이 높은 오제키(大関)로 인정받았다고 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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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온천 천국답게 온천을 표현하는 말들이 많다. 예를 들어, 지고쿠다니(地獄谷, 지옥 계곡)는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온천 일대를 '지옥'에 빗댄 말이다.


구사쓰에는 유모미(湯もみ)와 유바타케(湯畑)라는 말이 있다. 유모미를 그대로 해석하면 '온천수를 주무른다'라는 뜻인데, 구사쓰 온천은 50도에 가까운 고온이기 때문에 온천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판자로 온천수를 휘저어가며 물을 식히는 풍습이 있다. 온도를 낮추는 효과뿐만 아니라 물을 부드럽게 해 주고 입욕 전에 준비 운동을 겸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이 유모미가 구사쓰 온천의 명물이 되어 정해진 시간마다 유모미를 보여주는 '유모미 쇼'도 있다. 한편, 유바타케는 온천의 원천을 목제 통에 흘려보내어 온천의 성분인 탕화(침전물)을 걸러내거나 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시설로, 그 형태를 밭에 빗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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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타케는 구사쓰 온천의 상징으로 온천가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위에서도 아래서도 볼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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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타케 근처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족탕과 욕탕도 마련되어 있다.


온천 명소에 왔으니 대담하게 간이 욕탕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구사쓰의 일반 온천 여관에서 제공하는 온천은 입욕하기 쉽도록 온도가 조절되어있지만, 간이 욕탕은 온천 온도가 높은 상태 그대로로 제공되기 때문에 엄청 뜨겁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여러 온천을 가봤지만 진짜 이렇게 뜨거운 온천수는 처음이었다. 몇 번이나 입욕을 시도했으나 결국 포기. 온천 베테랑으로 보이는 동네 아주머니들도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할 정도였으니 나 같은 온천 병아리는 택도 없었다. 구사쓰는 워낙 온도가 높기로 유명한 온천이라서 옛날에는 입욕시간이 3분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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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는 옛 정취가 남아있어서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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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온천 만주'. 온천수로 반죽하고 온천의 증기로 쪄서 만들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붐비는 온천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산길로 이어진다. 이른 아침에 따뜻한 온천에 몸 담근 후, 상쾌하게 아침 공기 마시면서 산책하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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