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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제일 아름다운 무인도, 오키나와 하테노하마

by 어떤 하루

구메지마에서 5킬로 정도 떨어진 무인도, 하테노하마(ハテの浜). 제목 그대로 동양에서 제일 아름다운 무인도라고 불리는 곳이다. 풀 한 점 없는 모래 해변으로, 이런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 인간이 발 딛어도 될까 싶을 정도이다. 이 하테노하마는 이번 여행지를 구메지마로 삼은 이유이기도 했다.

img-hatenohama.jpg?type=w966 (출처:일본 웹 페이지) 섬 전체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일본 웹사이트에서 사진을 퍼 왔다.


전날 호텔에 무인도 체험 신청을 하니 이것저것 주의 사항을 알려줬는데, 그중에서도 선크림을 꼭 바르라는 걸 몇 번이나 강조했다. 무인도는 보기에는 굉장히 아름답지만, 일반 섬보다 자외선이 7배로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화상을 입는다고 한다. 실제로 화상을 입어서 피부과에 실려간 사람도 있다고. 더워도 가능하면 긴팔 긴바지로 된 수영복을 입는 것이 가장 좋고, 없을 경우는 아깝다 싶을 정도로 겹겹이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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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딛는 것조차 황송한 섬인데 무려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체험할 수 있다. 1초도 잠수를 못하는 내가, 바닥에 발이 안 닿으면 온몸의 긴장 세포가 마구마구 요동치는 내가, 다시 못 올 무인도를 맘껏 즐기기 위해 큰 맘먹고 바다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쉽게도 스노클링은 사진에 못 남겼다. 비용을 더 내면 사진 촬영도 해주는 옵션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눈에만 담기로 했다. 다행히 별 탈 없이 첫 스노클링을 마치고 남은 자유 시간은 해변에서 뒹굴며 한가롭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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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포장해서 '한가롭게 보냈다'지, 사실은 스노클링을 마치고 파도 멀미가 와서 해변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뱃멀미는 들어봤어도 파도에서 멀미하는 건 또 처음 들어봤는데, 정말 파도 멀미라는 게 있다고 한다. 원래 강사와 함께 움직이는 체험이 끝나면 1시간 정도 자유롭게 바닷속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니모 보고 기분 좋아져서 이대로 스노클링 탄력 좀 받나 싶었는데, 갑자기 어지러움 증상 발병... 열사병에 이어 남편에게 또 한 번 머리 숙여 미안함을 전하고 해변에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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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안에는 스노클링 체험 업체가 간이로 설치한 천막 빼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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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있다. 그런데 왠지 공중 화장실 트라우마 생길 것 같은 존재감을 뿜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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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구름과 청량한 바다. 잊지 못할 풍경을 보여줘서 고맙다, 하테노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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