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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하루 Jun 12. 2020

삿포로에도 여름이 오나봐

얼마 전까지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더니 갑자기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랐다. 삿포로는 여름이 짧아서 그런지 빨리 찾아오는 더위가 싫지만은 않다. 다만 장마도 없고 선선하기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여름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건지 매년 더워지고 있어서 벌써부터 걱정이다. 


고온 다습한 일본 대부분 지방의 집에는 에어컨이 필수지만 여기는 에어컨 없이도 여름을 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집도 선풍기 1대로 충분했다. 물론 여기도 30도를 웃도는 날이 며칠씩 계속될 때도 있긴 하지만 무더위라고 할 만한 날이 여름 전체 중 1주일 정도이다. 게다가 습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덥지만 끈적이지 않는' 최적의 여름 날씨였다. 


그런데 작년에 푹푹 찌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나야 한국의 스펙터클한 날씨에 강하게(?) 훈련된 덕분인지 영하 10도의 겨울 칼바람부터 35도 웃도는 여름 찜통더위까지 어느 정도 면역력이 있지만 삿포로에서 나고 자란 우리집 아저씨는 더위에 유독 약하다. 올겨울에는 눈도 많이 안 왔으니 왠지 엄청난 더위가 찾아올 거 같은 그런 불길한 예감이 든다. 추운 게 너무 싫은 나는 사실 선선한 여름 하나 믿고 홋카이도에 사는 건데 여름까지 더우면 진짜 너무 서러울 거 같다...


며칠 전 잠깐 시댁에 들렸는데 마당의 앵두들이 제법 붉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여름이 오긴 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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