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은 전투태세를 발동시키는 경보음이다

나의 사전 100_ Day 9.초인종

by 수인살롱


초인종은 전투태세를 발동시키는 경보음이다.


초인종이 울리면 거실에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두마리 고양이 중 한 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마징가처럼 세운 채 몸을 최대한 낮추고 포복 자세로 구석으로 전력질주한다. 전쟁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전쟁이 난다면 저런 자세이지 않을까 싶다. 반면 다른 한 녀석은 힐끗 한 번 쳐다보고 느긋하게 누워 그루밍을 이어간다. 이미 초인종이 더 이상 위협이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학습한 고양이다.


갑작스러운 경험 없는 영역에서 닥친 일은 우리를 불안하고, 숨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고 익숙한 일은 같은 자극에도 여유가 있다. 그래서 배움은 평상시 준비를 위한 자세다. 직접 겪는 경험이 가장 강력하지만, 시간과 비용에 한계가 있다. 독서는 앉아서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비상훈련이다. 남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미리 겪어보는 방법이다. 언제 초인종이 울릴지 모르니, 나는 오늘도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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