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테이블은 유연하다

나의 사전 100_ Day 13. 테이블

by 수인살롱

거실 테이블은 유연하다.

소파에 거만한 자세로 누워 다리를 올려놓으면 다리받침대가 되고, 둘러앉아 밥을 차려 먹으면 밥상이 된다. 차 한 잔과 다과를 올려두면 티테이블이 되고, 고양이들이 올라가 누워 있으면 미니 캣타워가 된다. 아트월 벽면에 붙여 소품을 올리면 장식장이 되고, 가로로도 놓고 세로로도 놓는다. 언제 어디서든 모양과 쓰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상황에 맞게 역할을 바꾸며 자기만의 색깔로 제 몫을 다한다.

나는 테이블처럼 유연한 사람인가. 유연한 척하면서도 똥고집을 부리거나 아집을 내려놓지 못해 갈등을 빚기도 한다. 사고의 유연함, 행동의 유연함을 갖춘 여유를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환경 탓을 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자세, 행동의 한계를 미리 정해두지 않고 적응하며 발전하려는 태도. 말 못 하는 테이블에게서 유연함을 배우듯, 열린 마음으로 누구에게서든 어디서든 배우려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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