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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하다 Mar 20. 2024

여성의 독립, 사랑, 자유를
삶으로 보여준 작가

콜레트의 자전적 소설

프랑스 문학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딱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다양성이라고 하겠다. 그 역사적 깊이도 주목할 만 하지만, 프랑스 문학이 지니고 있는 다양성과 감성적 복잡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부분이다. 그중 단연 프랑스 여성 문학은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여성의 목소리와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많은 프랑스 여성 작가 중에 자신의 삶으로 시대적 흐름을 대표한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은 이정표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




콜레트는 1873년 프랑스의 부르고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여성의 독립성, 사랑, 그리고 성적 자유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그녀의 작품은 당시 사회의 성 역할, 사랑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논란과 대중들의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단순히 문학적 경계를 넘어선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본인이 추구하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문학적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여성으로서의 자기실현과 독립을 추구했다. 콜레트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회고록, 그리고 일기를 통해 여성의 내면세계와 감정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녀의 작품 속 여성 인물들은 자신들의 욕망과 여성의 독립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규범과 제약을 넘어서려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 주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녀의 대담함과 파격적인 행보이다. 콜레트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표현한 여성의 사랑과 성적 자유에 대한 규범의 재정립을 현실에서 직접 시도했다. 그녀는 전통적인 사랑의 개념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관계를 탐구함으로써 당대 사회의 성적 태도와 여성의 역할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과 자유라는 일관된 가치관을 지지하는 동시에, 사회적 규범과 대중들의 시선에 정면으로 맞서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파리의 클로딘Claudine à Paris》




그녀가 추구하는 여성상은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그녀의 여정은 20세기 초 프랑스 문학에서 여성의 목소리와 여성의 경험을 대변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콜레트의 대표작으로는 《클로딘Claudine》, 《셰리Chéri》, 《지지Gigi》 등이 는데, 이 작품들에서 그녀는 여성의 내면세계와 성장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특히,  《클로딘》 시리즈는 콜레트 자신의 자전적 요소를 모티브로 했다고 평가될 만큼 자기 자신과 꼭 닮은 주인공의 성장기와 사랑, 그리고 자아 발견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셰리》와 그 후속작에서는 노년의 여성과 젊은 남성 사이의 사랑을 통해 전통적인 성 역할과 사회적 기대에 반하는 여성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탐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리의 클로딘》, 국내 번역판




콜레트는 작품 속 주인공의 삶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그녀가 살아온 삶을 작품으로 승화하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그녀는 자신의 삶 속에서 추구했던 자유, 사랑, 성적 탐구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 그녀의 삶이 작품으로 만들어졌고, 그녀의 작품이 다시 그녀의 삶으로 표현되는 식이었다. 그녀는 이러한 방식으로 당시 여성들이 겪었던 사회적 제약과 내면적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여성이 자신의 욕망과 독립을 추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여성의 자기실현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그 속에 녹여냈다.




여성성의 독립은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어야 하는가 


방법은 다소 파격적이었지만, 콜레트의 삶과 작품 세계는 그녀가 살아온 시대의 문화적, 사회적 한계를 넘어서는 여성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녀는 여성성의 독립, 사랑, 그리고 (성적) 자유에 대한 갈망을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과 여성을 향한 사회적 규범을 거스르는 주인공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사회적 제약을 넘어서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었고, 이를 통해 여성의 자기실현과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사회적, 가정적 역할을 넘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으로 그려냄으로써 여성이 단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독립적인 주체임을 강조했다.



《파리의 클로딘Claudine à Paris》은 1901년에 출간된 콜레트의 작품으로, 클로틴Claudine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콜레트가 그녀의 남편인 윌리의 이름으로 처음 출간했다. 시리즈 속 주인공 클로딘이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주이공의 내면적 갈등과 성장, 파리 사회 내에서의 그녀의 위치 탐색 등을 통해 젊은 여성의 독립과 자기실현의 중요성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줄거리는 클로딘이 시골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파리로 이사 오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파리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가치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파리에서 클로딘은 다양한 사회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며, 사랑, 우정, 그리고 질투와 같은 복잡한 인간관계를 경험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그녀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처한 사회적, 성적 제약을 넘어서려 시도하고, 동시에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에도 서슴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콜레트 자신처럼.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




콜레트 자신의 삶은 그녀의 작품을 통해 그려낸 여성들과 너무나 닮아 있다. 반대로 작품 속 주인공들이 그녀와 닮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자신의 경력과 개인적인 삶에서 전통적인 여성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러한 가치관은 그녀의 작품에 속에서도 잘 표현된다. 예를 들어, 콜레트는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규범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보를 보인다.


또한 그녀의 문학적 유산은 여성의 독립과 자기실현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주요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여성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권리와 여성성의 자유를 위한 지속적인 탐색은 많은 프랑스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콜레트는 자신의 문학을 통해 여성이 직면한 사회적 제약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긴장을 그려냄으로써, 여성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향한 길을 모색하도록 만들었다.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 1930년




랑과 인간관계는 콜레트, 그녀의 삶에서 빼놓을 주제이다. 그녀는 사랑의 전통적인 이상을 넘어 복잡한 감정, 성적 욕망, 그리고 연인 사이에서의 다양한 역학 관계를 탐구했다. 그녀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탐구함으로써, 사랑과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을 제공했다.


그녀는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나 관계의 형태로 보지 않았다. 사랑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고민하고 동시에 이를 통해 인간관계의 깊이와 넓이를 드러내려 시도했다. 이러한 시도는 그녀의 작품 《셰리》와 그 후속작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두 여성 사이의 사랑을 그려냄으로써 사회적 규범과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무엇도
사랑할 수 있는
파리


또한 콜레트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 연인 사이의 역학 관계와 긴장에 대해 그려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상호 의존성, 통제, 그리고 권력 투쟁 등과 같은 역학적 관계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러한 묘사는 연인 관계 내에서의 개인의 자리와 그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힘을 섬세하게 보여주었고, 이러한 역학적 관계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타인과의 연결성 사이의 어떻게 균형을 모색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그녀의 주제의식은 사랑과 관계라는 단순함을 넘어서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측면을 사유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사랑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랑과 관계를 통해 개인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를 섬세하지만 가감 없이 표현하고자 했다.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 1906년




콜레트는 문학 활동을 통해 성적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을 대중들에게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의 삶에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이 추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녀의 이러한 행보가, 결코 다수를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정표적인 역할을 했음에는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콜레트의 이러한 솔직하면서 대담한 선택이 많은 여성에게 성적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여성 스스로 사회적, 개인적 제약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 모든 과정이 자기실현의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




그녀의 파격적인 행보와 작품은 20세기 성적 타부와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대화와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많았지만, 여성의 자율성과 성적 자유를 주장하는 그녀의 가치관이 이제는 여성의 권리와 성적 해방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그녀가 보여준 문학 작품들은 여성 문학의 경계를 확장하고 여성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녀의 작품은 관계의 대상을 넘어 여성의 경험과 내면세계를 진정성 있게 탐구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삶이 문학적 주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




문학의 역할은 무어일까? 단순히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문학일리는 없다. 작품 속에서 다양한 가치관과 입장과 의견이 표현되고 읽히고 논의되도록 자극하는 촉매제로써의 기능도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콜레트의 문학적 유산은 프랑스 여성 문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몸소 여성의 독립성, 사랑, 그리고 성적 자유를 추구하는 삶을 보여주었다. 작품으로 옮겨 놓은 듯한 그녀의 삶은 그녀의 작품들과 함께 여성의 자기실현과 자유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수많은 논란에도 현대 문학에서의 그녀의 위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는 용기를 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콜레트는 문학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오늘 우리에게까지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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