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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곧을 정 Feb 25. 2020

마스크는 안써도 돼. 안죽어

이렇게 말하는 언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적으로 나라가 초토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대구는 31번 감염자 이후로 그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항시 마스크를 끼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친구에게 이런 카톡을 받았다.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언니는 최근에 유럽여행을 다녀왔고, 친구의 마스크 착용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답은 이거였다.


"마스크 안 써도 돼. 안죽어."


친구는 처음에는 답답해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날 수록 그 답답함과 걱정은 이제 짜증과 화남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


이건 내가 죽고 안 죽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사망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내가 보균자이면, 나의 가족, 직장 동료, 그리고 회사까지 문을 닫아야 하고, 내가 다닌 모든 곳들이 폐쇄가 되어야 한다. 나로 인해 감염자가 더 생기는 것은 물론 이고, 폐쇄가 된 모든 곳들의 사람들의 건강 및 경제적인 손실까지 박살을 내버리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말로 설명해 무엇하리, 다들 알고 있는 상황인 것인데, 

그 언니는 안죽는다고 말했다.

단순한 한 사람의 죽음의 문제가 아닌 것을 다 알텐데, 이쯤 되니 안전불감증을 넘어선 것 같았다.

배려가 없는걸까 이기적인 걸까 생각이 없는걸까 뉴스를 읽지 않는 걸까 지성인이 아닌걸까?


온갖 생각들이 가득했다. 친구의 지인이라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언니지만, 한두어번 자리를 같이 했던 적은 있었다. 저 말 한마디로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가치관들이 드러나는 기분이라 왠지 모르게 실망도 하게 되고 앞으로 더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 조차 사그라 든 것 같다. 


말은 전해 들으면 와전이 되고 내가 남을 판단하는 일 조차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들이 생기고, 

병원에서 일을 하는 나의 가족과 친구들이 걱정되고,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의 심각성을 알고,

이 사태로 인해 반강제적인 휴가를 해서 집에서 보내고 있는 나의 이 사태를 보면 참 쉽게 본인이 죽지 않는다고 마스크를 거절하는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국민들 모두가 예민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이 상황에서 다들 힘을 합쳐서 얼른 나아질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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