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반강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다.
증상은 하나도 없지만 집에서 거의 왠종일 뉴스기사와 속보를 보고 있으면 안아프던 곳까지도 아픈 기분이었다. 이미 2천명에 치닫고 있는 이 실정에서 일주일째 집에 지내면서 따뜻하게 날이 풀리는 걸 보고 있자니 외출 생각이 참 간절해졌다. 물론 나가지는 못하지만, 집 밑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그 길에서 조차 감사함을 느꼈다. 그래도 내가 아직은 이런 아름다운 지구에서 살 수 있구나. 라고 조금 오버한다면 그랬다.
엄마와 나는 집에서 대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거의 물건정리가 반이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을 버리는 일이 가장 컸는데, 정말 거짓말 하지 않고 쓰레기 봉투가 10개는 나왔던 것 같다. 그 쓰레기들을 낑낑 거리며 엘레베이터에 간신히 한번에 옮기고 내려갔다.
1층문이 열리고 어떠한 주민분이 혼자 낑낑 거리는 걸 옮겨다 주셨다.
괜시리 이게 뭐라고 인류애를 느끼게 되었다.
음식물쓰레기 통에는 음식 찌꺼기가 묻어 있었는데 그걸 들어다 옮겨 주셨다.
알고 드셨는지 모르고 드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죄송하고 감사했다.
남의 물건을 만지는 것도 엄청 예민한 시기에 이렇게 그래도 도와주시는 사소한 행동이 더 크게 다가 왔다.
집 뒷편에 슈퍼에 들렸다. 아침용 시리얼과 쓰레기봉투를 사기위해
가는 길에 마주친 상점들은 문이 닫힌 곳이 많았다.
씁쓸했다. 늘 항상 열려 있던 가게들이었는데, 나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었는데 말이다.
세상에는 당연한 것은 없었다.
다시 한번, 일상의 소중함을 자각하게 되는 하루였던 것 같다.
모두들 힘을 내서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