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짝지, Y 였다. 잘 지내느냐고, 시간이 된다면 꼭 만나고 싶다고.
우리 둘은 기억이 닿아있는 순간부터 그냥 자연스럽게 단짝이 되어 있었다. 그냥 그렇게 자연스러웠다. 내가 처음 강아지를 키우게 될 무렵에, Y도 복슬한 갈색과 흰색 털을 가진 예쁜 '마루'라는 강아지를 키울 무렵이라, 우리 둘은 하교를 하면 각자의 강아지를 품에 안고 이리저리 나다니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서로에게 쏟았다. Y는 아랫동네, 나는 윗동네로 표현되는 주소지에 살고 있어 하교를 하고 각자의 집에 가서, 강아지를 안고 다시 약속 장소에서 만나려면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을 속절없이 걸어야 했지만 그런 것 따위야 거리낌 없다는 듯이 그렇게 매일을 만났다. 그 시절 각자의 강아지도 친구가 생겨서 행복했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 모르겠지만. 내 주관적 기억으로는 각자의 강아지들은 서로에게 별 관심은 없었던 기억이다.
Y는 내 근황을 물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지금 바쁘지는 않은 건지, 시간은 언제가 좋을지, 뭐 그런 것들. 이어 나는 답했다. 나는 잘 지내고, 어쩌다 보니 아직까지 공부하고 있다고, 시간은 무조건 맞출 것이고, 그렇다면 너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느냐고.
Y는 직업적으로 군인이 되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곧 휴가를 나갈 예정이라며 언제가 편한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서로에게 각자 잘 지내고 있었구나 하며, 정말로 너무 멋진 일이라고 칭찬했다.
오래도록 연락하지 않은지는 음, 그러니까 내가 중학생이 되고 멀리 기숙 고등학교 시절을 거쳤으니 15 년 만의 연락인데 그게 참 발끝까지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무한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바쁜 와중에도 내 생각을 해주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말이다.
원래대로라면 우리는 다음 주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Y의 휴가가 잠정적으로 어려워져 무기한 연기가 되었다. 그 날이 언제가 되었든 우리는 꼭 만나서 15 년을 넘나들 이야기를 나눌 테니, 아쉽지 않았다. 그냥 그게 언제든, 반드시 만날 테니까.
너는 기억하고 있을, 이제는 강아지 별로 떠나버린 내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나 너 없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나의 이야기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이 시절 속에서 만났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나는 이렇게 시절을 보내왔다고. 그래서, 너는 어떤 계절들을 보내왔느냐고. 묻고픈 말들로만 이렇게 한가득이다. 그래서,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