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는 자라서도 착한 어른이 되기 위해 힘써요.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높아서 착하게 굴지 않아야 할 때에도 마음에 가책을 느낄 때가 많거든요. 정작 뛰어야 할 땐 뛰지 못하고, 울어야 할 땐 울음을 삼키기도 하면서요.
돌이켜 보면 모두, 나쁜 의견을 수용하고 싶지 않았던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했을 테죠. 하지만, 이제는 말이죠, 마음 상하면서까지 지켜내야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가 더 마음이 가는 걸 선택합니다. 그게 뭐가 되었든지 말이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안이란 없더라고요.
내가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이 버거워하는 게 들어차 보일 때면 얘기해요.
"차 한잔 할래요?"
막연히 괜찮냐 물으면, 안 괜찮아도 괜찮다고 하게 되니까, 저는 차라리 차나 한잔 하자는 말이 더 좋더라고요. 실질적인 도움은 아니더라도 차라리 그런 실없는 얘기를 나눠줄 때 더 위로가 되어서요. 예나 지금이나 시시때때로 달려 나갔다가 혼자서 조용히 삭히는, 그런 일상들이 반복될 테지만 하다 보면 또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그런 것들이 보이기도 하지 않겠어요? 그럴 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