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괴할 때 위로가 되었던 핫펠트의 가사들
연애 단계마다 위로가 되는 가사가 있다.
마치 내 마음의 대변인이 되어주곤 한다.
상대방이 이 노래를 들었으면 하는 가사들.
글로 마음을 토해내야지 시원해지기에
작사를 하면 덕업일치가 아닐까 싶어서
올해 봄 호기롭게 작사에 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쓰는 과정은
복잡한 마음을 명료하게 추상화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작사를 하는 과정은
추상적 감상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야 했다.
작사로 내 맘을 뱉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나마 마음을 대변해주는 가사들은 자주 만난다.
오늘도 그렇게 내 마음을 가사로 대신 전달했다.
많고 많은 노래 중에서도
내 마음을 유독 잘 대변해주는 것은
아직까진 원더걸스 예은으로 더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핫펠트의 가사이다.
어느 날 유튜브로 랜덤 플레이하다
'위로가 돼요'의 가사가 귀에 박혔다.
위로가 돼요 by 핫펠트
왜 그렇게 친절해요
갓 내린 커피처럼 따뜻해요
모든 말에 하나하나
어쩜 그렇게 전부 대답해줘요
왜 자꾸만 웃어줘요
내가 다치지 않게 배려해요
아픈 날 왜 걱정해요
내가 과민반응 하는 걸까요
다양한 썸이 난무하던 시절
이 노래가 참 설렘뽀짝하더라
얕은 관심이 반복되는 썸에 지쳐 있을 때쯤
그 순간에 '나란 책'의 가사가 찾아왔다.
나란 책 by 핫펠트
펼쳐 보여주고 싶어
꼭꼭 접어 숨겨놓은 마음이
자꾸 튀어나오려고 해
너에게 건네는 한 마디가
수백 가지 말 중에 고르고 골라서
수만가지 맘들이 얽히고설켜
그나마 가장 그럴듯한 하나란 걸 알까
그 이후로 마음이 괴괴할 때마다
정말 많은 위로를 얻었다.
나의 마음인 듯한 가사에
늘 핫펠트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활달한 에너지로 사람을 빨아들이다
어떤 결핍을 파고 드는 감성들
갇혀있던 시간을 고백한 1719 앨범이 발매될 때
운좋게 그녀의 작사 모임에 들어갔을 때
그때 나 또한 깊은 우울의 늪을 걷고 있었다.
그래서 더 농도 깊은 시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우울할 때 더욱 자주 찾았던 앨범
밝아진 요즘 또 그만큼 멀어진 앨범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서
우울한 가사들이 필요없어질 때 쯤
오랜만에 또 새로운 가사가 찾아왔다
how to love by 핫펠트
자꾸 어린애가 돼 hey, hey
네게 안겨 있을 때면
왠지 모를 심술이 나 yeah
들키고 싶지 않은 맘 yeah
지겹게 해봤다 했지만
아직 서툴러 when it comes to love
맘이 널 더 원할수록
한편 이번에 나온 La Luna의 가사는
새로 시작되는 사랑에 대해 썼더라.
그녀가 외롭지 않아 보여 마음이 좋았다.
La luna by 핫펠트
뻔한 이끌림이래도
운명은 우연의 반복
궁금해져 너와 나의 합
Vamos a la luna
우리 둘만의 spot
곳곳에 발자국을 남겨
저 멀리 달 끝까지
비록 지나고나면
뻔한 이끌림일지라도
반복되는 패턴일지라도
누군가 그녀의 가사에 위로받도록
그러려면 영감의 원천이 바닥나지 않도록
지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