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리 Jan 11. 2021

[두려움 없는 조직],
대표님들 새해에는 취약해지세요

솔직함이 회사의 경쟁력인 이유


요즘 어떤 회사가 잘 될 것 같아요?

다양한 회사와 일을 진행하면서, 잘 될 것 같은 회사를 '선정하는 기준'이라는게 어느정도 생겨야 했다. 누군가는 산업, 경쟁 강도, 투자 등을 보지만 나는 대표님과 대화를 해보고 일할지를 결정한다.


아주 예전에는 스티브잡스 같이 포악하더라도 카리스마에 이끌렸었다. 그런데 이제는 대표 혼자 바쁘고, 본인 스스로 직원들 캐리한다는 늬앙스라면 부정적 시그널로 감지된다.


오히려 대표 스스로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고, 직원에게 위임하는 편을 선호한다. 그래야 일하는 나도 업무 몰입도가 생기고, 또 이래야 대표 혼자가 아니라 팀과 함께 성공 방정식을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의식의 흐름을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성장하는 회사

= 실행 속도가 높은 회사
= 조직의 촉각이 발달한 회사
= 직원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하는 회사 
= 직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회사



빠른 실행력의 본질

조직의 촉각을 발달시키는 것


우선 스타트업에서 실행이 가장 귀한 자원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스타트업이 빠른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를 갈아넣으며 백날 야근하며 만들어내는 분주함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빠른 실행력이 일정 규모가 지나도 지속되려면, 직원 주도로 성장 전략을 제안하고 실행할 수 있는 판이 짜져야 한다.


회사의 리더와 실무자들이 함께하는 회의 장면을 보면, 그 회사의 장기적 실행력을 엿볼 수 있다. 만약 회의에서 리더만 말하고 있다면, 그 기업의 빠른 실행력은 언젠가 정체 구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모든 전략과 실행이 한 리더의 전두엽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 명의 리더가 멱살 잡고 끌어가는 시대는 끝났다. 경영진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고, 문제 가까이에 있는 실무자가 더 많은 정보를 움켜지고 있다. 결국 실행력을 위해서는 회사의 촉각인 직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대표가 고독한 베트맨이 되는 순간 회사 성장의 병목이 될 뿐이다.



요즘은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앞장을 서도... 잘못된 길로 끌어들이는 경우가 더 많다




솔직하지 못해
시간을 잡아 먹었던 순간들


"멍청한 사람으로 비난 받는게 두려워, 할 말도 제대로 못한 채 자리를 보전하는 데만 급급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회사에 중요한 촉각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입을 꼭 닫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의 약 5%만이 회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한다. 그리고 85%는 상사에게 현장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하려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나 또한 실무 진행하다 보면 문제가 있는게 뻔히 보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침묵을 선택하였다. 회사를 그만 둘때서야 그동안의 문제점을 말하니, 앞뒤가 다르다며 비난 받았다. 굳이 문제를 끄집어낸 나를 자책했다. 그래서 보통은 퇴사할 때도 긁어부스럼 만들지 않으려 하여, 대표는 영원히 문제를 모르며 지나가는 경우도 더 많다.


반대로 내가 PM으로서 조직의 침묵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 모두가 기한을 맞추기 힘들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진작 느꼈을 테다. 하지만 얼른 출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만이 나를 압도했다. 내가 너무 열심히 하고 있으니, 다들 문제점을 말하기 불편했던 것이다. 그리고 출시 이틀 전에서야 모든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고름이 터졌다. 나만의 뇌피셜로 분주하게 움직인 것이 오히려 지난 준비 기간을 버린 셈이다.



무의식 침묵의 메커니즘
우리는 왜 솔직하기 어려울까?


그나마 위안과 변명을 하자면, 미국 대통령을 지낸 링컨도 '말을 해서 모든 의심을 없애기보다, 침묵하면서 바보로 여겨지는 편이 낫다'고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편한 걸 말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아 그렇다고 그 요즘의 대통령처럼 너무 그러시면 곤란하지만 말이다.


이걸 인간의 인지 구조로 이해하자면, '사회적 연출'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당연히 논쟁이 되는 질문을 던져 분위기를 불편하게 하는 존재가 되기 싫어한다. 그리고 이 사회적 연출 보상을 즉각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더 큰 진실을 회피하게 된다. 이걸 미래 디스카운팅(Future Discouting) 효과라고 부른다. 장기적으로 큰 문제(시장 실패)가 예견 됨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현재의 선택(쿠사리 안 먹음, 상처 안주기)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조직 내에 침묵은 인간의 본능에 최적화된 선택이라는 것이다.

문제제기: 어차피 일이 잘되는 혜택은 회사건데,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

vs

침묵: 쿠사리 안 먹는 혜택이 즉시 실현되고, 문제는 한참 뒤에 밝혀짐




솔직함의 기반은 심리적 안정감
리더부터 취약성을 드러내자


"회사의 리더는 자신의 약한 모습과 실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직원들도 실수를 솔직하게 보고할 수 있으니까요"


올해의 목표 중 하나는 갈등을 잘 다루고 거기서 추진력을 얻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들으려면, 내가 민감하거나 보복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상대에게 주어야 한다. 이런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에 전파되려면 대표 스스로도 취약성을 오픈하고 그에 대해 기꺼기 받아들여야 한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 에이미는 30년 이 문제를 연구하며,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의 긍정적 가치를 강력하게 설파한다. 그리고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된 회사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이 꼽았다.

실수했을 때 종종 비난받지 않는다.

동료에게 수월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의문이 생기면 올바른 대처 방법에 관해 자유롭게 의사소통한다.

크고 작은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다른 사람의 고유 기술과 역량을 가치있게 여긴다.


넷플릭스, 브릿지워터, 픽사 같은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보장하며, '극단적 투명성'을 권장을 넘어서 의무화 하기 위해 많은 문화적 장치를 활용 하고 있다. 원칙의 저자 레이달리오는 브릿지 워터에 이런 투명성을 여러 툴로 다루고 있었다. 조직 스스로 '메타인지'를 높이려면, 솔직한 조직문화를 위한 UX를 추가해보면 어떨까? 그동안의 생산성은 지나치게 업무의 프로세스의 효율화에만 집중되어 있던 것이 아닐까?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오피니언보드 잇닷에서
매주 한편 조직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아래 링크로 클로즈드 베타테스트에 신청하시면,

온보딩 미팅을 안내드립니다.


http://bit.ly/35pJNN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