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리 Mar 01. 2021

N잡러에 대한 고찰:
단지 파편화된 노동일까?

그라디언트로 N의 파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

N잡의 역사

소수 계층만 누려왔던 특권


복수를 뜻하는 '
N' 

직업을 뜻하는 '잡'

사람을 뜻하는 '러'


'복수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나타나는 엔잡러 현상


사실 엔잡러는 소수 계층이 향유하던 특권이었다.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구루들이 은퇴 후 여러 회사에 자문을 제공하는 형태가 과거부터 존재했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씬에서는 이런 분들의 경험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을 풀타임으로 고용하기에는 자금적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실무자를 두고, 이런 구루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대신 구루들은 한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회사와 관계를 맺었다. 그렇게 정보의 허브가 되면서 인사이트와 영향력을 눈덩이처럼 불려 나갔다.


또한 연예인들은 대표적인 엔잡러로 활동해온 계층이다. 그들은 본인의 명성을 이용하여 사업 아이템을 홍보하며 영향력을 확장해나갔다. 어쩌면 연예인에게 엔잡이란 인기가 한 순간이란 것을 알고 있어 채택한 생존의 수단이기도 했다. 물론 과거에는 사업을 하면서 쫄딱망한 부정적 케이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리스크를 적게 가져가면서도, 인플루언스를 이용해 사업을 확장시키는 긍정적 케이스가 더 많다. 어쩌면 소속사에서도 연예 활동만 지원하는 것 보다, 사업 전략을 교육하고 그에 대한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 훨씬 레버리지 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물론 위에 설명한 형태의 소수 계층의 직업 스타일은 당시 엔잡러로 불리지 않았다. 보편적 직업의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명명할 특별한 용어가 존재할 필요성도 적었다. 


이처럼 N잡은 하나의 코어가 단단하게 잡힌 계층에게 주어진 특혜와 같은 삶이었다. 



N잡의 확산

플랫폼 회사와 함께 성장 중


엔잡러가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언어로 편입된 것은 2018년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이버 데이터랩 키워드 통계를 보면 2017년 9월에 처음으로 등장하여, 2018년 4월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버즈량이 증가하였다. 당시 대도서관과 같은 억대 연봉의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유튜브로 제 2의 수익을 노려보는 열풍이 뜨거운 한 해였다. 

엔잡러 네이버 데이터랩 키워드 통계


유튜브와 같은 대형 플랫폼의 등장은 엔잡의 형성이 가능해지는 촉진제였다. 


페이스북이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혼자 독식했었다. 하지만 유튜브 그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겠다고 자처하였다. '페이스북러'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지만, '유튜버'는 직업의 고유 명사로 불리기 시작한 차이이다. 이 외에도 크몽, 숨고, 클래스101과 같이 개인의 재능을 수익화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무수히 등장했다. 이렇게 N잡은 플랫폼 노동자의 또 다른 말로 불릴 수 있다. 


N잡의 현재

단지 파편화된 노동의 다른 말일까?

어느덧 엔잡이라는 용어가 '시간을 쪼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통용되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한 가지 직업을 통해 성장하며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였다이제는 한 개의 직업에서 100만원의 수익도 괜찮으니 대신 여러개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면서 파편화된 노동으로 발전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맞물려 2019년도부터 각종 플랫폼을 활용하여 돈 버는 법에 대한 콘텐츠들이 성행하기 시작한다.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인스타그램, 전자책, PDF 판매...

여기에 자동화 수익이라는 공식이 꼭 따라 다닌다. 


물론 개인이 가진 재능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창구들이 생긴 것은 긍정적 방향이다. 하지만 주변에 이런 강의를 결제하고 완주하여도 생각보다 수익 실현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기회일지라도, 사람들마다 코어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그렇게 쉽게 창조되는 수익이 있다 할지라도, 누구나 할 수 있다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금세 자리잡기 마련이다.


하물며 '무자본 창업'이라는 미명으로 고액 연봉을 강조하는 강의는 어떠하겠는가. 그들은 강의의 재료인 플랫폼 수익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강의 자체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은 본좌 강의를 듣고 자신의 인생도 변화했다는 파생 강의들도 열리기 시작한다. 그들의 사업 전략은 꽤나 영리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곧 단물이 빠진 콘텐츠로 대중을 마주해야하는 시점이 얼마남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진부한 이야기지만 마법같이 쉽게 그것도 자동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없다. 플랫폼 수익을 무작정 추구하기 앞서서 나만의 코어를 구축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파편화된 플랫폼 노동자가 되기 십상이다. 


N잡의 미래

비슷한 결의 직업을 연결한 크리에이터


엔잡러 중에서는 한 가지 코어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테면, 글쓰기라는 재주를 가지고 네이버 포스트에서 블로그 마케팅을, 와디즈에서는 크라우드 펀딩, 크몽에서는 글쓰기 코치로, 브런치에서 성장 에세이를 써서 출판으로 이어가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엔잡러는 잘 조화된 그라데이션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너무 다양한 색을 조합해 본질적인 색을 흐리기 보다는, 채도가 비슷한 색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잘 뽑힌 그라데이션의 상태를 '그라디언트(gradient)'라고 명명해보고 싶다. (매우 얕은 수학적 지식을 문과적으로 해석한 것이지만 말이다.)


Gradient: 임의의 점 (x, y, z)에서 온도의 변화가 가장 큰 방향


결국 나에게 가장 높은 화력을 안겨줄 포트폴리오를 선정하고, 가장 독창적인 나만의 길을 디자인해 가는 것이 그라디언트의 삶이다. 엔잡러가 다양한 훅과 잭을 날려보는 실험의 단계라면, 그라디언트는 나의 재능을 정갈하게 브랜딩하는 시간과 같다.


이것은 당연히 인터넷 강의를 듣고 무작정 따라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세상에 내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연결성을 알리지 않으면,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 N의 파이를 키워내지 않는 N잡의 인생은 파편화 되고 분절된 노동의 고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결국 그라디언트의 삶은 필연적으로 크리에이터의 삶과 병행되어야 한다


꼭 유튜브에서 실버 버튼, 골드 버튼을 받을 정도로 거창한 크리에이터만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차분히 나의 여정을 기록을 쌓아가다 보면 1,000명의 나의 찐팬을 만나게 된다. 그 찐팬을 통해서 경제적 자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업적 자유는 추구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을 가장 빛나게 밝혀줄 x, y, z는 무엇인가요?




다음 편 포트폴리오 라이프 매거진에서는, 그라디언트가 세미 크리에이터로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나만의 팬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이 글을 우연히 읽은 포트폴리오 인생가 중 

저와 함께 기록으로 삶을 채우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저에게 메시지를 주세요 :)


https://forms.gle/X3vua2oL67oC2JtU6


기록의 힘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에!

https://brunch.co.kr/@sujin-keen/42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밖 생존이야기: 대기업, 스타트업 거쳐 프리에이전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