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라는 거창한 말로 시작하는 이번 주 발레 브런치. 지난주 오드리 헵번의 못 다 이룬 꿈, 발레리나에 대해 쓰다가 우연히 마주친 한 줄. 사라 제시카 파커 역시 어린 시절 발레를 배웠다는 내용이었다. 본명보다, 미드의 전설 '섹스 앤 더 시티' 시리즈의 캐리(Carrie)로 더 친숙한 그 배우.
캐리 언니는 한때 삶의 나침반이었다. 캐리와 미란다, 사만다와 샬롯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 이 전설의 미드는 수백 번은 봤을 것. 이렇게 얘기하면 나이가 탄로 날 듯 하지만, 뭐 어때. 지금 젊다고 영원히 젊은것도 아니고.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드라마 버전의 마지막 시즌에서, 캐리 언니가 사랑에 빠지는 알렉산데 페트로프스키. 전설의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열연했다. 당시 캐리 언니가 파리로 이주를 결심하고 선보였던 아래의 착장을 보고, 발레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역시 어린 시절 발레리나를 꿈꿨고, 지금도 뉴욕시티발레단(NYCB)의 핵심 후원자 중 한 명이라고. 캐리 언니의 '섹스 앤 더 시티'라는 인생 미드. 발레라는 인생의 사랑. 다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먼저, 캐리 언니, 아니, 사라 제시카 파커의 어린 시절 발레 이야기. 뉴욕에서 성장한 그는 뉴욕시티발레단의 발레 학교, 아메리칸 발레 스쿨(the School of American Ballet)에 8세부터 다녔다고 한다. 무려 조지 발란신(George Balanchine)이 설립한 곳. 그는 뉴욕시티발레단의 주요 후원자로, 미국의 발레 전문지인 포인트(Pointe)에 따르면, 뉴욕시티발레단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깊숙하게 관여했다고 한다. 파커의 발레에 대한 회고를 직접 들어보자.
"8살이었던 때, 1주일에 2번씩 (발레) 클래스를 들었다. (발레 스튜디오의) 긴 홀을 걸어가면서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있는 리허설 룸에 다다르곤 했다. (중략) 그 리허설 룸의 냄새, 송진, 무용수들이 벗어놓은 포앵트 슈즈(일명 토슈즈), 그리고 땀냄새. 기억이 생생하다."
호주발레단 홈페이지. 오른쪽이 사라 제시카 파커의 발레 클래스 사진이라고. 출처 호주발레단, 저작권 게티
어린 캐리는 아마도 베이비 핑크 색의 발레 슈즈를 신고, 복도를 총총거리며 뛰어갔겠지. 그러다 성인 무용수들이 한창 피땀 눈물을 흘리며 연습 중인 리허설 룸에 다다랐을 테고.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두근두근하며 그 스튜디오의 모든 것을 오감으로 느끼는 어린 캐리, 아니, 파커.
구글링 등을 해보니 그는 보그뿐 아니라 오프라 윈프리부터 래리 킹까지, 다양한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발레 이야기를 했다.
"발레에선 모든 게 아름다워요(Everything is beautiful at the ballet)."
"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발레 공연을 매일 밤 보러 갔을 거예요. 매일매일, 평생."
캐리 언니, 저도요! 저는 아이는 없으니 음, "회사가 아니었다면"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뉴욕시티발레단 후원행사 레드카펫의 사라 제시카 파커. 출처 및 저작권 보그
혹시나 싶어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캐스팅에도 캐리 언니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구글링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맞았다. 파커는 래리 킹 라이브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은 오랜 기간 바리시니코프의 열렬한 팬이었으며(하긴 누구인들 아니랴), 캐스팅에 적극 관여했다고 털어놨다.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에선 "바리시니코프와 함께 연기를 한 건 마치 어린 시절의 꿈이 이뤄지는 것과 같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