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을 앞두고 늘 망설이게 될까

오늘도 출근을 멈춘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by 나로서다

나는 왜 이렇게 일을 앞에 두고 자주 흔들릴까


요즘은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힘들다. 몸을 일으키는 일이 예전처럼 쉽지 않다.

한때의 나는 아침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책상에 앉아 할 일을 정리하고 나서 출근하곤 했다.

지금은 눈을 뜨면 바로 씻고,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출근 준비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건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었다는 뜻 같기도 하다.


출근길에는 노트북을 들고 나선다. 유독 바쁜 달이 있다.

PC OFF 제도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일을 남아서 해야 하는 날들이 이어진다.

등에 멘 백팩도, 오른손에 든 노트북 가방도 무겁다.

가방이 무거운 건지, 출근할 때의 내 마음이 무거운 건지 가끔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내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하기 싫다.', '그만두고 싶다.'

작년에, 만 3년이 되면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결국 지금은 계속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만두겠다는 생각에 못을 박아둔 채로, 그 구멍을 제대로 메우지 않은 채로 지내왔다.

그 자리에 마음이 고이고, 고인 마음은 몸 안에서 불편한 냄새를 풍긴다.


직업상담사로 일하며 많은 청년들을 만난다. 퇴사한 청년이 다시 구직하기 위해 자리를 채운다.

일에서 전문성을 느끼지 못해 그만둔 사람,

일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버텨보지 못한 사람,

내부의 갈등을 견디다 결국 무너진 사람.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질문이 돌아온다.

나는 지금, 이 일을 좋아해서 하고 있는 걸까.


상담실에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떠올리게 된다.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분명 다른 감정이 있었다.

설렘이 있었고, 이 일을 하면 '뭔가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다.

그건 기대이자 희망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지금은 그때만큼 선명하지 않다. 색이 조금 바랜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일을 하다 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감각이 남아 있다.

참여자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 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나며 느끼는 유능감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이 일이 완전히 싫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마음은 자주 흔들린다. 이 일이 내 인생의 답인지 묻는 시간이 길어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일을 싫어해서 흔들리는 게 아니라

이 일을 계속해도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 질문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하나의 패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이 흔들림을 없애야 할 문제로 보기보다, 그동안 너무 아무 일 없는 척해왔던 신호는 아니었을까.

아직 이 질문의 끝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다만 적어보면,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분명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기록해보려고 한다.

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이 글은 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