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컨설팅이 필요 없다던 그 분과의 이야기

국취상담사가 만난 참여자#1

by 나로서다

국취 상담사로 일하다 보면, 종종 난이도 있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중 하나는 바로,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원치 않는 참여자와의 상담이다.

1) 어떤 분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여러 번 첨삭을 받아 더는 볼 게 없다고 이야기한다.

2) 또 다른 분들은 입사지원서를 보여주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3) 그리고 누군가는, 스스로 충분히 작성했으니 피드백이 필요 없다고 선을 긋기도 한다.

오늘 만난 분은 세 번째 경우였다.


구직촉진수당 4회차 지급을 위한 상담으로 찾아오셨다. 취업활동계획에 자기소개서 컨설팅 계획을 수립했기에 이행이 필요했다. 컨설팅 들어가기 전, 필수대면으로 취업활동계획 재점검과 구직준비도 서류 하나를 체크했다. 문항 중 하나에 <이력서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필요하신가요?>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분은 단호하게 <필요 없다>에 체크해 두셨다.


가끔씩 잘못 체크한 경우도 있어 슬쩍 물어봤다.

"컨설팅이 필요 없으신 거죠?"


그분은 "네, 그렇게 작성했어요. 컨설팅이 필요하진 않아요."라고 답하셨다.


솔직한 답변이었지만, 사실 나는 그 순간부터 약간 긴장했다. 필요 없다는 컨설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내주신 자기소개서를 상담 시작 전 읽어보았고, 준비한 것을 알려드리고자 했다.


참여자는 전문학사를 졸업하고 전공 관련 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중견기업 이상의 회사에 지원중이다. 이미 대기업에도 몇 군데 지원해 봤지만, 서류 통과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질문을 해도 고개만 끄덕이며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조금씩 이야기를 이어가자 참여자도 궁금한 점을 물어오기 시작했다.


"아, 그럼 이 부분은 이렇게 쓰시라는 말씀이시죠?"

"이 경험은 이렇게 작성해도 될까요?"


어느새 대화를 주고받으며 함께 자기소개서를 이야기해나갔다. 1~4번 문항, 1,000자 이내의 글을 함께 적절한 사례를 덧붙이고 문장을 몇 군데 작성을 도와주니 참여자도 어느 순간 해소된 표정을 비췄다.


상담이 끝날 무렵, 참여자는 다음 지원할 대기업에 쓸 자기소개서 문항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상담 시간이 벌써 55분을 넘긴 터라, "일단 작성해 보시고, 다음에 함께 볼까요?"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상담 마지막에 그분이 이렇게 말했다.

"사실, 이 자기소개서가 제가 쓴 것 중에서 제일 잘 썼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더는 피드백이 필요 없을 줄 알았는데, 오늘 상담을 통해 뭘 더 해야 할지 알겠어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참 묘했다.


어쩐지 나를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도 다행히, 상담이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뻤다. 이 일을 하면서 늘 느낀다. 자기소개서 컨설팅은 시간이 갈수록 더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다.

기업, 직무, 산업에 따라 맞춤형 조언이 달라지니까. 그리고 참여자들도 상담사를 통해 얻어가는 게 있는지, 상담사의 실력을 확인하려는 마음이 은근히 담겨 있다.


가끔은 생성형 AI로 작성하는 법을 알려드릴까 하다가도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상담사의 경험과 눈으로 보는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참여자들을 위해서라도, 더 준비하고, 더 고민하고, 더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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