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담사의 나 홀로 상담소#1
저녁 7시 무렵,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 준비하는 9개월 차 상담 선생님이 다가와 말씀하셨다.
"상담이 많은 건 괜찮은데, 뭔가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아요."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나도 6개월 넘기며 이 일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어, 비슷한 생각이 들었을까 싶어 되물었다.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에요?"
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하셨다.
"저번 주에 갑작스럽게 외근 일정이 잡혀서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오늘 관리해야 할 참여자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요."
그 의미를 충분히 들어주고 답해주고 싶었지만, 업무에 지친 상태로 더 좋은 말을 건넬 수 없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그 선생님의 말을 곱씹었다.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었기에, 다음에 그 의미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기관은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운영하는 민간위탁기관이다. 민간위탁기관은 고용노동부에서는 여러 사업을 진행한다. 너무 많아 복잡하고, 나도 전체를 다 알진 못한다.
한 대학교에서 신규 사업인 '대학교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하는데, 그 자리에 공석이라 1년 이상 경력 있는 직업상담사가 긴급하게 배치될 필요가 있었다. 1년 미만 선생님들을 제외하고, 우리 기관에서 국취 이외의 사업을 전담할 수 있는지 컨택하셨다.
다음 주부터 전배를 해서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내게도 제안이 들어왔다.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관심이 가면서도 어떤 상황이 이뤄질지 모른다는 것에 겁이 났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해 남편과 상의했다. 1시간 거리의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가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전달드렸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동이 지점 내에서 생기면 기본적으로 관리하던 참여자들에게 신경 쓸 수 없게 된다. 9개월 차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붕 뜬다'는 느낌이 든다. 상담사로서의 업무를 제쳐두고 다른 행정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참여자들과 상담할 때는 열정과 보람을 느끼지만, 갑작스러운 업무를 수행할 때마다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는 야근한다는 말을 하지 않지만, 일이 많을 때는 주 3회도 한다.
일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올해는 변동이 없기를 바라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이 업무다. 때론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괜찮을까. 올해는 문제없을까. 이 정도는 약과다. 산 고개를 두 번 정도 넘기고 나니 어렵진 않지만, 앞으로의 걱정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