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이 함께 탐구하기, 는 전체 교과 과정을 계획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교과 과정을 '탐구 중심 수업' 이라 부른다.
읽기, 쓰기, 연구과제, 시험, 보고서, 토론, 실습, 교사가 내주는 탐구활동을 비롯하여 수업시간에 일어나는 모든 활동이 탐구 활동이다.
아이들이 가진 '관심' 이 배움의 가장 큰 동기이자 끝까지 이끌어 줄 유일한 동기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소 습관을 바꾸고 행동 양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배움'이라고 한다.
수업 방식을 탐구 중심 과목으로 바꾸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먼저 탐구할 주제가 있어야 하며, 그것은 학생들과 교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탐구 중심 수업은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서는 안된다. 또한 탐구 주제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편' 을 놓고 탐구 중심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워낙 흥미로우면서도 난해한 이 이야기는, 처음에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을 살펴보다가 결국에는 나 자신과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결국에는 과거와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자신의 깊은 바닥까지 철저히 돌아보게 한다. 집단으로 탐구할 때 효과가 가장 크다.
침묵으로 가르친다고 해서 교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탐구 수업을 구성해야 하고, 자기 나름의 분석을 활용해서 이해를 돕는다. 학생 스스로 탐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지해주고, 학생의 활동을 평가해서 성적을 매겨야 한다. (성적은 내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교사 역시 탐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학생의 탐구 기회를 빼앗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글을 쓰도록 글쓰기 과제를 내준다. 이를 테면, 읽기, 세미나 준비모임, 정식 수업 두 종류, 글쓰기 두 종류, 그리고 다시 읽기 이런 식으로 매주 반복 될 수 있다. 이를 이행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다보면 학생들은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CHAPTER 5 친숙한 글쓰기로 말하라
학생은 글쓰기 모임에서 소중한 지적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글쓰기로 가르치기' 가 가능하고, 글쓰기 덕분에 교사는 침묵으로 가르치기를 고수할 수 있다.
1. 빨간 펜 대신 편지 쓰기
성실한 학생이라면 선생님이 지적한 부분을 꼼꼼히 공부하면서 글쓰기 실력을 발전시키겠지만, 요즘 학생들은 별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보고서를 살펴보면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스럽게 써주는 감상 편지는 학생들이 진지하게 보고서를 쓰게 만들어 준다.
2. 강의 내용을 교재로 만들기
수업 중의 강의를 완전히 배재하지는 않는다.
'강의講義'란 원래 '강독講讀'을 뜻한다. 중세 유럽의 대학에서는 교수가 필사본을 들고 읽어주면 학생들이 받아적었다. 그리고 개인 교재를 만들어서 평생 소중히 간직했다.
강의를 이렇게 이해하면 교사는 학생이 교재에 관심을 갖게 하고, 학생이 나중에 혼자서 교재를 읽을 때 공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3. 학생을 위해 보고서 쓰기
교사가 보고서를 써서 학생에게 보여준다. 교사도 탐구 수업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학생들에게 모범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강요가 아닌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효과도 있다.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면 탐구 중심 수업을 진지한 탐구 모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토론할 때 뿐만 아니라 글을 써서 돌려 읽으면서 토론을 이어갈 수 있다. 종이 위에서 사유하고 진지한 질문에 답을 한다. 보고서는 배움의 최종 결과물인 동시에 결과물에 도달하는 과정으로 여겨지게 된다.
CHAPTER 6 학습을 일으키는 경험을 설계하라
학생들을 소집단으로 묶고 논점이 분명한 문제를 적어서 나눠주고, 집단별로 해결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교사는 '학습을 일으키는 경험' 을 계획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배움에 목표를 둔다.
난해한 문제와 마주한다면, 여러 사람과 의논하고, 새로운 문제를 추가하며, 학생이 찾으면 교사는 언제든 달려가는 시스템을 갖추면 된다.
'말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각자의 결과를 찾고, 찾아낸 결과를 새로운 환경에서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교사는 문제를 만들어서 제시함으로써 역할을 다하게 된다. 가르치려는 내용을 직접 말하지 않고 스스로 알 수 있도록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만 나름의 결론을 내려 주어 토론을 종결한다. (잠정적인 결론을 토대로 다음날 다시 토론을 이어갈 수도 있다) 개념 연구 수업도 가능하다.
함께 탐구하고 토론하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더이상은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