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키 준코님의 '나로 살기 위해 오늘도 일하다'는 나에게 실질적 통찰을 준 책이다.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왠지 모르게 이끌리게 되어 지은이 소개글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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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오가닉 허브 제품을 개발, 기획 프로듀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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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무슨 일이어도 괜찮으니 내 몸을 돌보면서 보람 있는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좋다는 저자의 조용한 이야기처럼, 이 책을 통해 독자들도 일과 인생이 조화로운 괜찮은 삶을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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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내가 좋아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조용히 즐기면서, 그러면서도 가족들을 챙기면서 해 나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왠지 나와 사고방식이 비슷할 거라는 예감은 여지없이 들어맞았다. 늘 일과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살아가고 싶어하는 분이었다. 저자는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그런 만큼 사회 시스템과 부딪히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혜롭게 대처하고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고, 홈스쿨로 영어를 1년 가르치다가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차가 없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궁지'에 몰려 면허를 따게 되면서 막상 해 보니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처음부터 한계를 설정하지 말고, '못하는 이유'를 찾지 말고 해보면,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1년 후 미국에서 돌아오고 나서, '대졸, 영어능력 필요, 재택근무 가능'이라는 조건만 보고 건강보조식품 관련 회사에 입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분의 권유로 새로 시작하는 작은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0년 후에는 사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일에 몰두할 때는 '전부 스스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고, '그 일이, 상품이 정말로 필요한가'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들은 대로 들은 것만을 고분고분 수행할 수 없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타인의 평가나 급여보다 일의 성과나 자신의 성장이 먼저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일이 훨씬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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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이 능숙하지 못한 것을 '가치가 없다,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쉬운데 그런 자세를 가지고서는 잘 안 풀리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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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렇게 도망쳤던 적이 없지 않던 나로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의 경우에는 정리나 청소, 암기에 있어서 이런 부분이 많았다. 모두 꾸준한 노력과 품이 드는 일이었는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많아'라며 소홀하게 여긴 적이 꽤나 있었다. 물론 그 대가는 치르면서(?) 살아왔지만, 요즈음은 많이 나아졌다. 그나마 지능이 조금이라도 높아진 게 아닐까 싶다.
다양한 상품을 수입하게 된 이후, 작은 회사인지라 본인이 라쿠텐(인터넷 쇼핑 등의 서비스를 하는 기업) 등에서 팔면 좋겠다고 말하며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회사 안내나 명함, 팸플릿도 제작한다. 그리고 디자인에도 욕심이 생겨 강좌를 찾아다니며 공부를 했다.
상사(직원인 시절의 남자 사장)의 특징을 파악하고 나서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방식을 궁리하게 된다. 언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전하느냐에 따라 일의 진행이나 실현 가능성까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나는 반성했다. 예전의 저자처럼 상사에게 버릇없이 직선적으로 말하고 전달법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사 후에는 어렴풋이 느끼고 반성하기는 했다.)
예전에는 꽤 불평쟁이였지만 이제는 '없는 것을 찾으면 기회다. 내가 하자.'라며 정반대로 바뀌었다고 한다.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를 만들어 내고 무언가를 바꾸는 시작이 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위화감'을 느끼면 그 감각을 잊지 않고 직관적으로 고쳐 나가고 선택하며 일을 진행시켰다고 한다. 지속되는 위화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던탓이다.
******* 느긋하게, 가능하면 매우 무책임하게, 제멋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왔다. 그것은 내 성격의 이면인지도 모르겠다. ..중략..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할지를 굉장히 제한당하고 있는 듯해 나다움마저 잃어버릴 것처럼 답답했었다. *******
고지식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인 저자는 사장이 된 후 스스로 자신을 얽매어 왔고,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힘들었다고 한다.그러다 일주일에 한 번 교토로 직물을 배우러 다니게 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다움을 찾고,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는 정신적인 여유를 유지했다.
스스로가 무엇에 가치를 느끼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추구해 나갈지, 무엇을 뒤쫓지 않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매일 생각한다고 한다. 그렇게 본질을 놓지 않기에 끝까지 그만두지 않고 해낼 수 있었을것이다.
진짜 나로 행복하게 일하면서도 결혼생활과 육아를 모두 잘 해내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우리는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처럼 우리도 줄곧 발버둥치고 고민하며 그래도 잘 살아내고 있으니 토닥토닥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