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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Sep 02. 2022

술의 미학

세포들아, 깨어나라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반대로 깊은 고독은 때론 높은 텐션의 즐거움을 가져오기도 한다. 본인이 얼마나 불행한지 힘든지 불안한지 느끼고 나면, 얼마나 행복하고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지도 깨닫는 법이다.


스스로가 너무 무감각해진 감각에 한심해하고 있을 때 즈음에, 나는 깨어났다. 다시 입맛이 돌고 학생들이 예쁘고 친구들이 고맙고 부모님이 감사하고 남편의 숨소리도 듣기에 좋았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술을 (마음으로) 마실 수 있고,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의 어느 애니에서는 말했다.

달빛을 맞으며 마시는 술에 무언가를 느끼지 못한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금 본인의 심정이 그러하다.


청주(사케)가 이리도 마음을 깨우는 술이었던가. 세포들이 일어나 노래를 한다. 인생의 자유로움에 관하여.


강의에, 질병에, 진지함에 사로잡힌 이여!

하루쯤은 달빛을 맞으며 취해보자네.

나는 여기 서서 자네를 기꺼이 기다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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