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도리진 Sep 30. 2023

능구렁이 백마리 <설득의 심리학1> 리뷰

일이 술술 풀리는 마법(본질은 기본)

로버트 치알디니 님의 <설득의 심리학> 20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저희 독서 모임에서도 이 책을 다루었었는데요, 책 종류가 많이들 달라서 웃었습니다. 역시 오랜 기간 사랑받은 책은 다르더라구요. 그 깊이도 남달랐습니다.


이 책은 마케팅이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셔야할 필독서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니다. 심리학 서적답게 사실 읽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도드라지게 문장으로 정리해서 머릿속에 넣어두면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속지 않는 의사결정에 관한 책이라고 말하고, 누군가(저입니다)는 기승전본질, 기승전역지사지, 라고 말하는 이 책에서는 누르면 작동한다, 휴리스틱, 지름길 반응 등의 재미있는 용어도 등장합니다(모두 같은 이야기입니다).


누르면 작동한다, 의 예로는 비싸면 질적인 부분은 믿고 구매한다거나, 원래의 가격을 부풀리더라도 세일폭이 크면 이득을 본 듯한 느낌이 들어 구매하게 되는 것, 베스트 셀러는 그 명단에 오르는 것만으로 잘 팔리는 일, 전문가가 말하면 혹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휴리스틱은 편리한 기준에 따라 일부분만 고려해서 편하게 선택하는 문제해결법으로 인간의 뇌는 가용량의 한계로 인해 모든 것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인에 대한 검증을 다하지 못하고 정당만 보고 뽑는다거나 창의성은 보지 않고 일류대 학생을 그냥 뽑는다는 것 말이죠(일단 성실성은 검증이 되기 때문이겠지만요).


지름길 반응, 도 비슷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에서는 이러면 안될 텐데요. 우리는 어떤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것일까요(사실 계속 옳은 선택만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주로 실험적인 방법으로 설득심리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득 과정에서 사용되는 심리 원칙들을 '설득의 무기'라고 하는데, 그 중에 7가지 정도의 원칙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원칙들은 사람들로부터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1. 상호성 원칙

받으면 주고 싶어진다. 무료 샘플을 받으면 물건을 구매할 확률이 높아지고 거절 후에 양보하는 전략을 써서 계약을 체결한다.


2. 호감 원칙

좋아하게 만들면 일이 쉬워진다. 좋은 외모, 유사성 등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칭찬의 힘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시킨다. 노출 빈도를 높여 만드는 반복적인 접촉은 호감으로 연결된다. 멋진 모델이 타는 차나 가전 제품은 그 모델의 이미지를 갖게 된다. 불쾌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은 미움을 받는다. 이것은 조건화와 연상작용이다.


3. 사회적 증거 원칙

5퍼센트의 주도자와 나머지 95퍼센트의 따라쟁이들의 존재를 잊지 말자. 고로 이것만 믿으면 안된다. 고객의 상품평, 각종 리뷰는 힘이 세다.


4. 권위 원칙

유대인 수용소의 가스 학살과 관련된 아돌프 아이히만은 전범 재판에서 자신은 군인이고 명령에 따랐을 뿐이므로 죄가 없다고 했다.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은 극단적이거나 비합리적인 명령에도 따를 수가 있기 때문에 너무나 위험하다.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는 습관, 자세를 지녀야 한다.


5. 희소성 원칙

한정 판매, 홈쇼핑 시간 제한 등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선택의 자유는 설득 비율을 높여준다. 인간은 가진 것을 빼앗기는 것에 더 민감하며, 타인과 달라지고 싶은 욕망을 건드리면 성공한다.


6. 일관성 원칙

이 원칙 때문에 정말 많은 잘못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 번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합리적 이유를 만들려 한다. 건실하고 정직하며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思考라는 노동을 피하기 위해 자기 기만도 불사한다. '한 발 들이밀기' 전략은 효과적이며 공개 선언, 낮은 공 전략 등이 이에 속한다. 종이에 적어두기, 즉 기록의 마법은 대단하다.


7. 연대감 원칙

종교, 정치적 태도, 같은 지역 출신, 가족, 친척, 친구.. 비슷함은 호감을 부르고 호감은 설득을 부른다. 고통을 공유하거나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공유하는 관계이기에 통합되어 있는 느낌을 갖는다. '우리'라는 집단과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본능이다.


너무 많은 정보와 바쁜 생활 속에서 '분석의 마비'가 일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현명한 판단으로 우리 자신을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늘 본질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덜 낚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리석은 일관성을 책임감, 이라는 이름으로 끌고 가는 것도 경계해야 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완독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