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도리진 Dec 10. 2023

정말 용기가 필요했던 집 구입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저도 당연히, 물론 집을 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고 용기도, 실행력도 없으며 한없이 게으른 저에게 그것은 참으로 요원한 일이었습니다.


어리석은 뇌로 살아가던 즈음,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자청님의 유튜브와 강의를 듣고 비문학 독서를 하며 조금씩 깨어나고 있던 어느 날 운명적으로 <월급쟁이 부자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나게 됩니다. 그 유튜브를 보고 월급쟁이 부자들에서 운영하는 유료 강의를 듣고 집을 다, 는 아니구요^^; 그 세 분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한 분, 너나위(너와 나를 위하여) 님을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면서 임장을 하고 아파트 매수를 통해 70억 자산가로 거듭났다는 그분은 굉장히 선비 같은 분이었습니다. 얼굴은 약간 이문세 님처럼 말상이었고, 목소리가 굉장히 선함과 믿음을 함께 주는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서점에서 너나위 님의 책을 만나게 됩니다. 아니면 너나위 님이 유튜브에서 말씀을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너나위 님의 첫 책이자 아직까지의 마지막 책인 베스트셀러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를 발견하고 읽게 됩니다. 그러면서 머리를 망치로 퉁 맞은 것 같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분의 노력의 정도였습니다. 대기업을 다니시는 분이 퇴근 후와 토요일마다 운동화로 갈아신고 임장을 다니는데 정말 그 노력의 수준이라는 것이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습니다. 아, 이 정도는 해야 사람은 성과를 내는 것이구나, 이렇게 지독하게 공부하고 임장 다니면서 실행을 해야 자산가가 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분은 이렇게 노력하는데 나는 고작 집 하나 사는 것 가지고 이렇게 벌벌 떨며 게으르게 미루고 있다니. 인간이 결국 실행하지 않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실패할까 봐, 주변에서 비웃음 당하기 싫고 손해 보기 싫어서이다, 라는 명제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점점 느끼게 되었구요. 경험을 하고 실패를 해 봐야 사람은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조금씩 직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하기 싫고 귀찮고 회피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진행해 나갔습니다.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그 책에 보면 네이버에서 집을 찾는 방법을 알려 주는 부분이 나옵니다. 저는 부동산에서 소개해 준 집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스스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고, 안으로 들어갈 순 없으니 밖을 둘러보며 아파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한 집을 찾은 후, 우리 착한 부동산 아주머니 수수료를 더 받게 해 드리고 싶어서 제가 직접 그쪽으로 연락을 하지 않고 그분께 말씀드려서 연락을 잡도록 했습니다(그러면 그 쪽 부동산 수수료의 반도 이 분이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짝 고민한 후 결국 그 집을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집을 사려고 했던 다른 분도 계셨는데, 본인 집이 안 팔려서 포기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집이 세 채라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싸게 내 놨는데, 그런 이유로 이웃분들께 욕을 조금 먹었다고 집주인 아주머니(간호과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집은 저희 부부의 첫 집(생애 최초)이었기 때문에 세금(취득세)도 반으로 깎을 수 있었고 또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다른 행정적인 처리와 대출도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잔금일 2021년 12월 10일).




그때 만약 제가 자청님의 강의를 듣지 않고 그래서 마인드 세팅이 안 됐고 또 너나위님의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지금까지도 1주택자가 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맛을 안다고, 저는 그쪽(부동산, 재테크 등)으로는 너무 아무 것도 모르고 경험도 전무했기에 실행할 수 있었던 것에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 모두 쓸 수 없지만 돌아보면 모두 아찔한 기적과 우연이 있었습니다. 특히 모두들 집값이 너무 올라서 사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던 시기였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로 그때 만약 집을 사지 않았으면 아직도 저희는 똑같은 상태로 다른 곳에 돈을 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의 상황 속에서 스스로와 우리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성을 마련한 것 같아 무척 기뻤습니다. 현금의 값어치는 계속 떨어지기 때문에 자산을 확보해 두지 않으면 앉은 자리에서 눈뜨고 코베이는 것이 자본주의 세상입니다. 일단 커피 얼리기를 약간이나마 실행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가 기특하게 생각되어 칭찬해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저도 좀 더 일찍 실행하고 싶었지만 나름 사정이 좀 많았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국난에 버금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집을 사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이런 말씀은 전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가장 도움 받았던 너나위 님의 멘트 중에 하나는 이거였습니다. 강의에서도 그랬고 책에서도 그랬고.. 집값은 우상향 하더라도 반드시 파도가 있다. 그리고 그 파도를 견딜 수 있고 버틸 수 있어야 하기에 절대로 무리를 해서 목 끝까지 차오르게 대출을 받아서는 안 된다, 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를 버틸 수가 없기 때문에 집을 팔게 되고 그러면 지금까지의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산 인플레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집을 사는 것인데 아무 의미가 없어져 버리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상급지여야 한다, 뭐 이런 것 때문에 정말로 무리한 대출을 받는 건 위험하다고 그분은 끊임없이 말씀을 하셨고 그래서 저도 그 말씀을 지키려고 엄청 머리를 굴리면서 집을 샀던 것을 기억합니다. 물론 저도 더 좋은 집을 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계까지 대출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자산이, 집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그런 정도만큼의 대출만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너나위님은 못 보실 것 같지만요).


한없이 부평초 같이 느껴졌던 저의 삶에서 뿌리를 내린  같다고 느꼈던 순간이 두 번 있었습니다. 한 번은 결혼을 했을 때, 두 번째는 집을 샀을 때입니다. 물론 지금 살기가 그리 녹록치 않은 세상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조금씩 용기 내면서 모두들 결혼하시고(혹은 다른 세대원을 구하시고) 집장만 하시고 나름의 행복한 삶을 꾸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집 장만 시기는 조절이 필요합니다). 나와 우리 가족의 평안한 삶을 위한 한 발짝씩을 내딛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행복을 위해, 우리의 자유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06화 독서모임은 인간을 성장시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