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마인드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라는 주변의 소리에 이끌려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닥치는 대로 발을 담가보는 일이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흩어진 채로 무언가에 계속 매달리다 보면 어느새 지쳐버린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 끝엔 번아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딥마인드는 다르다.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나는 정말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는가?"라고 묻는 일이다. 겉으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이다.
얼마 전 서점에 들렀다. 김미경의 책 <딥마인드>가 화려한 표지로 서점 한쪽을 장식하고 있었다. 물론 한강의 책은 ‘대왕별’ 자리에 놓여 있었지만, 그날 나의 발길은 딥마인드로 향했다.
책은 한 사람이 앞만 보고 달리다 번아웃으로 무너졌던 지난 2년을 고백하며 시작된다. 그 시작부터 마음이 고요해졌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그 누구라도 잇마인드의 소용돌이 속을 헤매고 있었을 수 있겠구나.'
은퇴한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잇마인드를 피해 가는 일은 쉽지 않다. 쏟아지는 정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다들 "무엇이든 해 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내 안에서 묻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김미경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야기에 나는 마음속으로 큰 박수를 보냈다. 누군가는 했던 말 또 했다고, 인터넷 서점에 짧은 평을 남겼지만 나는 반복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들었던 이야기여도, 다시 듣는 순간에는 새롭게 들리기도 한다. 익숙함은 때론 가장 다정한 위로가 된다. 해 아래 새 것이 앖다고 성경도 말한다.
<딥마인드>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이 길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음을.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큰 위로가 되었다. 사실 내가 책을 쓰게 된 것도 내 안의 회복탄력성을 들여다보기 위함이었다.
쓰는 일은 고백이자 치유였다. 그리고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며 나는 알게 되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금방 시든다는 것을. 화분을 돌보아야 꽃이 피듯,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자신을 먼저 살펴야 한다. 나무는 밖으로, 사람은 안으로 자라야 한다.
그리고 가끔, 길을 걷다 마주친 이웃의 마음도 조심스럽게 다독여줄 수 있으면 더 좋다. 혼자 가는 길은 때로 위험하다. 그러니, 자기 마음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가장 따뜻한 친구가 되어 주는 일. 그것이 딥마인드가 가르쳐 준 지혜다. 나는 오늘, 이 조용한 공감을 내 마음앨범 한쪽에 살짝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