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

by 별빛수

하나뿐인 언니에게 만물이 들어있는 선물 한 번 해보려고 빈 박스 하나를 구했다. 책, 화장품, 커피, 혈압계, 거품기, 수건, 페이스 펙, 2025년 BOD 다이어리 세트, 필사용 펜 10개 등등을 넣었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는 5일장에서 뻥과자를 팔았다. 운동회 날은 과일을 갖다 놓고 팔곤 하셨다. 노점상이라고도 하고 장돌뱅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어느 날, 내 생일 선물로 사 왔다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운동화를 두 켤레씩이나 주시는 것이 아닌가! 지금 생각하니 원플러스원이 아니었을까 짐작만 할 뿐이지만 반짝반짝 기억에서 아직도 숨 쉬고 있는 운동화, 엄마의 마음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금, 나의 어머니 역할을 해주는 언니가 있다. 어제 성탄절날에 문득 만물상 같은 선물을 보내고 싶다는 맘이 들었다. 하나라도 더 담고 싶어서 물건 사이사이 빈틈마다 꽉꽉 채웠다.


하나의 굵직한 선물도 좋지만, 이것저것 넣다 보니 어느새 내 마음이 하나 둘 공간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나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는 언니, 내게 좋은 일이 생기면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언니, 건강관리한다며 매일 동네를 걸어서 그런지 키도 몸무게도 모두 초등학생처럼 작아진 언니. 내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틈만 나면 카톡을 보내는 언니. 참말로 좋은 우리 언니, 바로 내 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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