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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번

by 별빛수


하루 500번을 감사했더니 그 뒤 일이 잘 풀리더라는 글을 읽었다. 순간 재미있는 말이라는 생각과 500번이라는 숫자를 채워보려는 마법에 걸려 "감사합니다"를 해보았는데 정작 입이 꼬였다.


그래서 "땡큐"로 바꿔서 놀이 겸 500번 해보았다. 두 글자인데도 땡큐, 땡큐, 댕스, 탱크... 난리다. 세다가 자꾸 엉켜서 500번도 넘은 것 같다. 염주처럼, 4번 말할 때마다 한 개씩 넘기는 125개의 알이 달린 목걸이가 있으면 되겠다.


그러고 보니 오래전 인도에 갔을 때 프로그램을 마치는 날 리더께서 직접 만드신 108개 알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축하해 주던 게 생각났다. 옷장을 열어보니 잘 걸려 있었다. 오늘을 미리 대비했음처럼...


어쨌든 아침에 500번을 중얼거리고 집을 나섰다. 거짓말처럼 손대는 일마다 기분이 좋았다. 연말정산 결과 환급받는 액수의 크기,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사람들, 결재하였더니 적립금 혜택은 특별 덤, 촉감 좋은 파자마까지. 오늘 하루 운수대통인가? 모든 일이 물 흐르듯 술술 기분 좋게 풀리네! 정말 500이라는 감사의 결과인 거 아냐?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언제나 감사라는 문으로 들어와선 불평이라는 문으로 나가버린다." 나는 어쩌면 내 목소리를 조각도 삼아 내 몸에 '감사한다'는 그림을 어느새 새긴 것 아닌지.


오감으로 들어오는 현상의 해석은 일차로 몸에서 체킹 하는데 그것을 감사의 렌즈로 들여다본다? 내 맘대로 논리를 만드니 그럴듯하다. 환급금이 많은 것은 많은 지출이 있었던 해이므로 사실은 감사가 아니라 불평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형식적인 과도한 인사체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큰 금액을 결제한다는 것은 엄격한 큰 지출이고 적립금은 유인책에 불과하다. 촉감 좋은 파자마는 그동안 질이 낮은 파자마에 속이 상했다는 거다.

세상만사 두 가지 이름표 중 하나다. 감사가 없을 때 불평의 딱지를 붙이고 불평이 없을 때 감사의 딱지만 남는다. 감사의 마음을 먹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른 내 마음의 판결이 곧 내 삶의 즐거움을 결정한다.

행복은 즐거움이다.
즐거움은 감사다.
감사는 선택이다.
선택은 몸이다.
몸은 훈련이다.
훈련은 단련이다.
단련은 반복이다.
반복은 새김이다.
새김을 통해 행복량이 정해진다.

감사와 신체 변화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있다. 감사하면, 사랑과 열정을 느끼게 하는 좌뇌 측의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는 내용이다. 스트레스를 완화, 행복하게 해 준다. 'Reset(재설정)' 효과라고도 설명한다.


오늘 일지에 훈련 계획을 추가한다.

"감사합니다"로 훈련할 것
"기도합니다"로 훈련할 것
"기뻐합니다"로 훈련할 것
"축복합니다"로 훈련할 것

훈련은 고되지만 결과는 행복이다. 훈련 없이 오는 행복은 바라지도 말자. 감사습관, 기도습관, 기쁨습관, 축복습관 되게 훈련한 노력만큼 행복이 보답한다고 믿자.


입술의 말이 온 삶을 만들어간다. 험한 말을 애용하는 사람들은 몸자세부터 다른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몸의 자세와 태도에서 몸주인의 인생관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바른 생각이 바른 몸을 만들 것이다. 사람 보는 눈이 조금 길러진 것 같다. 이 모든 생각의 끝에서 비로소 떠오르는 성경의 말씀! 인간을 위해 “풀어놓은 삶의 해법”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밖에 풀 길이 없다. 성경은 인간(나) 사용설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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