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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기념 북토크 찾아가다

by 별빛수

아침의 줌 미팅 2개를 끝내고,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출간 기념 북토크에 다녀왔다. 전철을 타고 교대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잘 나오긴 했는데, 그만 길찾기대로 갔는데 엉뚱한 곳으로 가고 말았다.


순간, 터치의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더러 있었던 게 생각나 그 자리에서 다시 목적지를 찍었다. 아뿔싸! 4번 출구에서 조금만 더 위쪽으로 가면 그곳이었는데, 정반대로 걸어서 서울교대까지 갔던 것이다. 시간에 맞춰 도착하도록 해놓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면 혼비백산에 가깝게 당황스럽다.


이제는 대중교통을 제법 잘 이용할 줄 안다고 자신했던 게 보기 좋게 퇴사 맞고 말았다. 부랴부랴 걸어서 갔더니 이미 시간의 반은 훌쩍 지나버린 뒤였다.


제일 뒷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분위기를 행여나 망칠까 봐 염려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무렇지 않은 듯 진행해 준 덕분에 조용히 스며들 수 있었다.


작가님의 말을 듣기만 하려고 했는데, 폰에 메모하며 들어야 했다. 부모와 자녀 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언쟁 아닌 언쟁에 대한 작가의 당부로 들렸다.


"부모는 그런 줄 알 것! 한번 좀 봐줄 것! 결코 바꾸려 하지 말 것!"


자녀로 말하자면,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인데 2할 정도 된다고 했고, 부모의 경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에 속한다 치면 약 8할 정도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지나친 나누기가 아닌가 잠깐 의아했지만, 그 속 뜻은 서로를 대할 때 혹여나 답답하거든 이렇게 생각하라는 의미인 것 같아서 통크게 양해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변하겠지라는 헛된 희망 말고 “그럼 어떻게 할까?” 생각하라고 했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변화시키려고 애를 쓸 때가 많긴 하다. 하지만 경험으로 알게 된다. 쌍방 모두 결코 양보가 안 된다는 것을.


한국인은 남한테 잘한단다. 제발 자기 자신한테 감탄하라고도 했다. 과거의 행복점을 현재의 시간에도 소환해 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개사하여 노래까지 조곤조곤 불러 주었다.


"인생의 반은 부모에게 있어요."


나는 누구인가? 나란 없는 거란다. 무엇인가 만들어 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란다. 엄마와 나의 관계를 잘 보란다. 그리고 과거와 남을 포기해라고 했다. 대신 감정, 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하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일을 멈출 것!


I am what I make!

better choice better nice!


이제는 자유롭게 살 때가 되었으니 그리 살아보세요...라는 게 결론으로 들렸다. 책을 다 읽지도 않고 참여해서 질문도 못했지만, 작가의 말을 먼저 듣고 책을 읽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궁금함을 이참에 해소하고도 싶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그 누구나 재미있게 살았으면 참 좋겠다.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는 제목 속에 '재미있게 살고 싶었는데 이제껏 그러지 못했다'라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아이가 놀이터에 간 것은 재미를 위해서다. 사람이 태어난 것 또한 재미를 위해서가 아닐까? 자신이 재미라고 생각하는 대로 살면 하루하루가 짧을 것 같다. 간혹 하루 해가 너무 길때, 그 날과 같은 날은 재미없는 날인거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이 휙휙 빨리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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