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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꿈

by 별빛수

작년 가을이 끝나갈 무렵에 첫 에세이를 썼다. 블로그에 시나브로 써두었던 글 중에서 고르고 골랐다. 어쩌면 지루한 편집 과정을 거쳐 책이 되었을 때, 그 순간 또 눈에 보이는 틀린 띄어쓰기에 안타까웠다.


책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는데, 얼마 되지 않아서 한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다. 이것저것 따질 새가 없이 출판하겠다고 해버렸다.


나중에 출판사 대표님에게 물었다. "어떤 점을 보고 제안을 하셨어요? 너무 빨리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어요. 사실 저는 제 글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독자를 생각해서 쓴다고 했지만 결국은 제 이야기더라고요."


그때, "여기저기 표현이 참신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서점 앞을 지나갈 때마다 들어가서 확인하곤 했었다. 처음엔 5권이었다가 1권 남은 것을 보았을 때 감격했다.


한 권이면 족하다며 자신을 위로하며 지내다가 오늘, 다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첫 책은 그야말로 첫 경험인지라 책 쓰기 체험에 가깝다. 전자책으로도 나왔는데, 얼른 구독했다. 소리로 들려주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다.


다시 쓴다면, 어린이를 위한 책 그리고 시에 가까운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 프리 라이팅 기법으로 쓰게 되겠지만, 생각이 닿는 대로 쉬지 않고 주욱 써 내려가는 방법으로 말이다.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 "다시는 안 낳으리라" 했었는데, 5년 뒤 둘째가 태어났다. 어느새 산고를 잊었던 탓인가. 책도 마찬가지다. 다시 또 쓸 수 있을까 했는데, 슬그머니 생각이 일어난다.


지금은 일반인들의 책이 대세를 이룬다. 다음번엔 전자출판하는 방법으로 해볼까 한다. 두 번째 꿈을 꾸게 될 줄 몰랐다. 내 운명을 방금 내가 스스로 불러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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