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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란 호흡

by 별빛수

오랜만에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미스터트롯 3을 시청했다. 둘씩 경연을 하고 한 명만 통과되는 룰이 있었다. 나는 그중 천록담이라고 이름을 개명한 이정님이 노래를 부를 때 그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발라드 가수였기 때문에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유의 꺾기나 애끓는 듯한 표현 등등을 듣고 있자니, 얼마나 노력에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갈 것 같았다.

처음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노래에 묻어 나와서 상대 경쟁자에게 밀릴 것처럼 보였다. 중반 이후부터 노래와 하나 되었다는 느낌이 오싹하게 왔다 싶었는데, 두 번의 긴 호흡으로 표현되어야 할 부분에서 너무나도 멋들어지게 한 호흡으로 다 해결해 버리는 게 아닌가.

그렇다. 특히 '경지'라는 것은 수십 번의 연습이 아니라, 수백, 수천 번의 연습 끝에 나오는 진주알 같은 것이다. 간절한 목표가 망상활성계에 잘 전달이 된다면, 뇌는 그것을 성취할 방법을 어떻게든 알아내게 되어 있다지 않는가.

그런데, 왜 그런 '경지'는 항상 남에게서만 보이는가 말이다. 뭔가를 하다가 어느 정도 되면 커다란 벽에 이르게 되고 그 앞에서 좌절 또는 포기하곤 한다. 이유는 하나다. 간절함이라는 목표, 즉 꿈이 없기 때문이다.

발라드 가수 이정은 트로트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간절함이 가득했을 것이다. 간절함이란 한 글자로는 '꿈'이었다. 아무래도 나의 많았던 꿈들은 간절함이라는 호흡을 못 만나 생명을 잃어갔으리라. 또한 동시에 이것저것 다 해보려는 '욕심'이 없어야 했다. 천록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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