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수술과 통증

by 수윤

"피부를 열어서 상황을 확인해볼 거예요. 최악의 상황에는 다시 절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은 1시간 이내로 끝날 거에요."


금식 팻말이 링거줄에 걸려있었지만, 점심을 먹기 전에 수술실로 향했다. 배고픔보다는 긴장감으로 몸이 빳빳해졌다. 첫번째 수술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엄마가 수술실 앞까지 함께 와주었다는 것. 엄마는 긴장하지 말라고 다 잘 될거라고 주문처럼 말했다.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방 앞에서 대기하는데 화장실이 무척 가고 싶었다. 화장실에 가고싶다고 말을 할까말까 망설이는데, 침대가 수술실 안으로 훅 들어갔다. 그래, 한 시간만 참으면 돼.


수술실에 있으면 시간 감각이 없어진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팔에 감각이 슬슬 돌아오는 걸 느꼈다.


"저 마취가 풀리는 것 같아요. 손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수술이 길어져서 마취가 풀리는 것 같은데, 수술이 조금 더 남았으니 마취제를 투여해드릴게요."


다시 부분마취를 하러 가기에는 수술이 한창 진행중이라 마취제를 링거에 바로 투여해주었다. 약이 도는게 느껴짐과 동시에 얼굴이 굳었다. 표정이 굳은게 아니라 정말 얼굴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온몸을 꼼짝할 수가 없었다. 수술방에서 들려오던 아이유의 목소리가 오토튠을 낀 것처럼 들려왔다. 내 몸이 내 몸을 벗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당연히 입은 열리지 않았다. 동시에 바지가 축축해졌다.


오토튠의 노래가 한 두곡 정도 지나가자 굳었던 얼굴과 감각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고 있으니 처음 수술때처럼 의사 선생님의 얼굴이 가림막 사이로 불쑥 들어왔다.


"혈전은 없고 깨끗한데, 혈관이랑 다 끊어져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다 연결하는 수술을 진행했어요. 앞으로 일주일간 누워서만 생활해야 합니다. 절대 안정하셔야 해요."


'수술이 잘 끝났구나.'

안도감에 숨을 폭 쉬었다. 수술이 끝나고 나가니 엄마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달려왔다. 한 시간이면 된다던 수술이 5시간까지 길어지니 얼마나 걱정하셨을까.


수술을 하고 나면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무통 주사를 단다. 아플 때마다 버튼을 눌러 진통제가 돌도록 하는데, 그래도 수술직후엔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린다. 오른 팔이 타는 듯한 작열감과 손톱밑을 긁는 듯한 통증, 누군가가 손가락을 꽉 쥐는 것 같은 감각들이 번갈아가며, 혹은 동시에 찾아왔다. 약을 많이 먹은 탓인지, 갑작스런 사고로 충격을 받아서인지 간수치가 올라가 밥을 잘 먹지 못했다. 속이 메슥거려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밥을 먹지 못하고 수술을 거듭하니 피 수치가 떨어져 수혈을 받을 뻔하기도 했다. 무통 주사와 별개로 하루에 4번 진통제를 주는데, 진통제를 맞을 때만 간신히 눈을 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내가 소리를 지르며 깨서 푹 잘 수는 없었다. 자다 깰때마다 몸을 크게 움직이니 수술부위가 잘못될 수도 있어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먹었다.


지옥같은 순간에도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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