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브랜드에 '로컬 역사'를 담는 법

로컬 철학 스토리텔링 시리즈 1탄

by 이수정

왜 지금, 로컬 스토리텔링인가?

요즘 고객은 단지 상품이 아닌 ‘이야기’를 소비합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에 사람들은 더 오래 머물고, 더 깊이 연결됩니다.


특히 작은 브랜드에게 이 질문은 더욱 날카롭습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왜 그 지역에 있어야만 하는가?
그 공간과 제품에는 어떤 시작과 과정의 이야기가 담겨 있나?


그저 감도 좋은 브랜딩, 예쁜 공간, SNS 콘텐츠만으로는 팬이 생기지 않는 이유. 그건 바로 브랜드에 ‘맥락’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점점 더 빠르게 겉모습을 소비하고, 더 빨리 잊어버린다.


이 시리즈에서는 로컬 브랜드가 스토리텔링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네 가지 자원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가장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가장 강력한 이야기 자원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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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고 해서 겁먹지 않아도 된다

‘역사’라고 하면 100년, 200년 된 옛 건물이나 오래된 도시의 유산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에 필요한 ‘역사’는 꼭 그렇게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우리 브랜드 ‘간만의 숲’도 10년 전, 아무도 찾지 않던 숲을 보며 “여기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10년 동안 땅을 다지고 나무를 심고, 천천히 길을 냈다. 이런 시간의 누적, ‘왜 여기서 시작했는가’라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는 깊은 울림이 된다.


브랜드에 역사를 담는다는 건, 오래된 연도를 말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품고 있는 시간의 태도, 깊이, 출발점을 정리해 보여주는 일이다.




‘역사’는 가장 오래된, 가장 강력한 브랜딩 자원이다

브랜드가 로컬에서 출발했다면, 그 지역이 가진 시간의 이야기, 흔적, 기억은 브랜드의 ‘태어난 이유’를 설명해 주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사람들은 흔히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라고 말하지만, 막상 스토리를 만들려면 막막해진다.


그럴 땐, 브랜드가 놓인 ‘땅의 시간’을 먼저 살펴보는 게 좋다. 과거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브랜드가 지금 여기 있는 이유, 앞으로 가고 싶은 방향을 설득할 수 있는 설계도다.




브랜드에 녹일 수 있는 ‘역사’의 유형

‘역사’라고 하면 너무 멀고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다음은 실제 브랜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유형이다.


①지역 역사

도시의 형성 과정, 상권의 흐름, 동네 유래 등

예: 서울 성수동의 공장지대 → 문화 편집숍으로의 변화

예: 연남동 옛 철도길 → 산책로로 바뀌며 생긴 골목 커피 브랜드


②공간의 역사

브랜드가 입주한 공간에 얽힌 시간의 흔적

예: 낡은 병원을 리모델링한 베이커리, 80년 된 가정집을 개조한 전시공간


이렇게 지역의 과거와 개인의 과정을 하나씩 열어보면 ‘아, 이 브랜드는 이런 이야기 위에 서 있구나’라는 설득력이 생깁니다. 물론 더 다룰 내용들이 있지만, 오늘은 이 정도만 공유하도록 하겠다.




국내외 사례로 보는 ‘역사를 담은 브랜드’

교토 ‘쇼와다이쇼로’ – 시대를 복원하는 제과점

교토의 ‘쇼와다이쇼로’는 1920년대 일본 쇼와 시대의 전통 디저트를 복원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단지 레트로 제품을 파는 게 아니다. 매장 내부는 모두 당시 가구와 소품, 간판 서체를 복원했고, 직원 복장도 쇼와풍 유니폼을 입는다. 무엇보다 지역 어르신들의 “그때 이거 먹었었지”라는 기억을 인터뷰로 모으고, 그 내용을 팜플렛과 영상으로 매장 곳곳에 배치한다. 단지 디저트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경험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해남 '간만의 숲' - ‘10년의 숲’이 가진 시간의 결

우리는 10년 전, 우연히 해남의 한 3만 평 숲을 마주했다. 처음엔 그저 “좋다”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발을 디디며 확신이 생겼다.


“이곳에 뿌리내리고, 함께 나이를 먹자.”


그때부터 우리는 천천히 숲에 길을 내기 시작했다. 돌이 많은 산길을 걷고, 손으로 땅을 고르고, 나무를 한 그루씩 심었다. 계획은 늘 바뀌었고, 속도는 느렸지만, 그 10년의 시간은 결국 지금의 간만의 숲을 만들었다.


어떤 손님은 우리 숲의 다져진 흙길을 보며
“이렇게 만드는 거 정말 쉽지 않았겠어요..”라고 말한다.


어떤 분은 고요한 숲 길을 걸으며
“시간이 담겨 있는 공간 같다”라고 한다.


그 말이 맞다.
간만의 숲은 단지 ‘예쁜 공간’이 아니라, 10년의 결이 쌓인, 브랜드의 시간성 그 자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브랜드가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역사’를 담는 다양한 방식

1. 제품에 녹이기

예: 패키지에 “이 재료는 성수동 ○○떡집에서 배운 방식으로 만듭니다.”


2. 공간에서 느끼게 하기

예: 벽면 한쪽에 브랜드 연표, 공간의 변화 기록 사진 배치


3. 콘텐츠로 확장하기

예: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로 ‘우리 브랜드의 시작점’ 시리즈 발행


4. 프로그램으로 풀어내기

예: “기억의 장소 투어”, “브랜드가 태어난 거리 산책 프로그램” 등




과거를 아는 브랜드는 가볍지 않다

지금은 브랜드의 얼굴, 목소리, 움직임 하나하나에 ‘왜 이걸 하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어디선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가 서 있는 땅과 시간 안에 있다.


브랜드는 ‘어디서 왔는가’를 말할 수 있어야 ‘어디로 가는가’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이수정

* 로컬과 자연을 기반으로 감도 높은 프로젝트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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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사이트 아카이빙 @startupunboxing

2. 팀 유벡스 @ubx.team

3. 간만의 숲 @ganman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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