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제현주)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이건 나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 전부터 그렇게 외쳐 되던 ‘노마드’가 아닌가. 컴퓨터 하나로만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고 싶었다. 가고 싶은 나라 혹은 도시를 방문해 내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하는 엄청난 로망의 삶이 바로 노마드라고 믿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니 마치 철학 책을 한 권 읽은 기분이다.
가장 쉽다고 생각했다. 일이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일을 하는가? 왜 이직을 하지? 왜 일에서 나의 존재감을 찾는 거지? 왜 성공하고 싶은 걸까? 아… 쓰다 보니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이구나 싶다.
사실 아직도 위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한 이후 한 가지를 결심했다.
“굳이 하루 8시간, 한 장소에서 일할 필요가 없네! 내년에는 무조건 퇴사하고 노마드 비즈니스를 시작할 거야!”
원격으로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그래서 일 년 후를 준비하기 위해 블록체인 업계 인맥을 넓히고 칼럼 쓰는 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런데 웬걸. 자꾸 다른 일에 눈길이 간다. 본업 외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서 결국 시작한 ‘스타트업 인사이더’. 매주 목요일 아침 7시에 해외 프로젝트 5개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76명의 구독자가 감사하게도 생겨났다. 한 달에 4번 발행하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1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광고도 돌려야 한다. 무엇보다 해외 프로젝트를 선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꽤 된다. 뉴스레터를 발행하는데 나한테 떨어지는 돈은 한 푼도 없다. VC 받을만한 구독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하는 이유는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에 언급된 이효석 뉴스페퍼민트 대표처럼 돈벌이로 하는 일이 아닌 회사의 비전이 이뤄가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나도 돈 되는 일이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밖의 세상을 쉽게 접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살아야 해서, 돈 벌어야 해서 가지는 하나의 직업이 아닌 가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표류하는 우리들의 모습이야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노마드가 아닐까.
질문 1) 자신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느꼈는 적은? 그러다 결국 나 없이도 잘 돌아간다고 느꼈던 적은?
질문 2)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로서 이 세상에서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담고 싶은 마음
1. 우리도 실은 일을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배신당하기 십상이라는 것을 알아도 그 마음을 간단히 거둬들이기는 어렵다.
2. 마음껏 사랑할 것, 그러다 객관성을 잃지 않을 것, 그 일이 아니더라도 어디서건 의미 있는 일을 또 찾을 수 있다고 믿을 것, 일의 성패가 당신의 가치를 말한다고 착각하지 않을 것.
3.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상의 상식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다.
4. 세상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좋은 것을 이해했고 그것을 향해 움직였다.
5. 요즘 청년들은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미래를 꿈꾸며 자랐다. 마지못해 하는 돈벌이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가슴 뛰게 하는 일을 찾도록 교육받았다.
6. 나는 내 일이 의미가 있길 바란다.
7. 오늘이 괴롭다고 해서 무작정 직장을 뛰쳐나오라거나 모험을 벌이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