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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담다 Feb 27. 2023

시어머니의 남자

어느덧 결혼생활 25년이 지나고 있다. 건물주아들은 여전히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내고 있다.


이만하면 함께 오래 살아왔고 잘 살아온 나에게 상이라도 내려야 할 것 만 같다.


결혼 후 남편은 나의 남편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남자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


남편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어느 곳에든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랬다. 시아버지는 남편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나는 반쪽짜리 남편과 가정을 지금껏 이어가고 있다.


물론 효도와는 엄연히 단어와 의미가 다르다.



보통의 엄마들보다 약간 높은 자식사랑에 지금의 우리 가족이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분명 요즘은 이혼율이 높고, 각자의 개성 또한 강하기 때문에 참고 인내하는 것만이 정답은 물론 아니다.


그럼에도 내 눈에는 일단 가정을 지켜내는 것이 아이들을 지켜내는 거라 생각한다.


음력 2월 7일은 친정아버지의 생신이다. 기일은 2월 9일

2월이라는 달은 겨울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며,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달이기에 참 의미 있는 달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도 마음도 매화꽃의 봉우리가 봄꽃을 피우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계절이기도 하다.


아버지기일 때마다 찾아가는 길목엔 매화꽃 봉오리를 만나게 된다. 어떠한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무언의 언어에서 나는 감사함을 느끼며 멀리 다녀온다.


시아버지는 시샘이라도 부린 듯 미리 내려간 우리 가족을 불러들였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는다.

어머님의 정성으로 지금껏 행복하게 잘 사셨다. 누구보다도 아버님식사에 진심이었던 어머님이시다.




갑작스러운 시아버지의 부고는 여전히 어머님의 남자를 힘들게 했다. 우리에게 한마디 말씀도 하지지 못하시고 쓸쓸히 가셨다.




어머니의 남자는 이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요양원에 계시는 동안 제일 바쁘던 사람이었다. 마음은 힘들겠지만 몸은 조금 가벼워졌으리라...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는 각 가정마다 한두 명의 자녀뿐이다. 한두 명의 자녀들을 금이야 옥이야 키우다 보니 성향들도 강해져 지금의 이혼율이 되었으리라...




사람마다 인내력과 포용력이 다르겠지만,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현상이리라...




친구아들이 군입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군대에 입대를 했던 아이들이 모두 다 적응을 하고 전역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예전엔 그랬다. 입대를 하면 그저 모두가 전역을 하는 줄... 지금의 상황은 한 달의 훈련소에서도 적응이 안 되는 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결혼도 군입대와 똑같다고 본다. 처음 접하는 결혼생활을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어머니의 남자가 내 옆의 남자일 순 없다는 것이다.




시어머니의 남자는 한 사람이면 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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